배우 유해진이 충무로 원톱으로 나선 영화 ‘럭키’(감독 이계벽)가 박스오피스 1위로 범상치 않은 시작을 알렸다. 지난 13일 오프닝스코어로 21만 명(영진위 기준)을 넘어서면서 오랜만에 코미디 영화의 흥행을 예감케 했다.
유해진은 원래 충무로에서 손에 꼽는 명품 배우 중 한 명이다. 그의 연기력은 코믹함부터 살벌함까지 그 어떤 장르나 캐릭터도 한계가 없다는데서 더욱 놀랍다. ‘전우치’ 속 강동원과 코믹 콤비네이션을 보였던 초랭이와 ‘베테랑’으로 유아인과 호흡했던 최상무는 마치 다른 사람이 연기한 것 같은 느낌을 준다.
여기에 예능으로 무대를 넓히면서 인간 유해진의 매력도 알게 했다. 나영석 사단에 입성, tvN 인기 예능프로그램 ‘삼시세끼’로 벌써 세 시즌을 함께했다. 그는 차승원과 중년 부부 같은 조합을 뽐냈고, 손호준, 남주혁 등의 든든한 아버지 역할을 했다. 낚시나 설비 등이 그의 주 업무. 설비부 대장이자 ‘참바다 씨’라는 별명을 얻게 됐다.
이에 지난 9일 열린 tvN10 어워즈에서 ‘삼시세끼-어촌편 시즌2’를 통해 예능부문 콘텐츠 대상을 수상하는 영예를 안기도 했다. 10년을 총망라한 자리에서의 대상은 시청자들이 그만큼 엄청난 사랑을 보내줬다는 뜻이며 제작진 역시 그 공로를 인정한다는 의미였다.
세끼를 해 먹는다는 단순한 발상은 안방극장에 훈풍을 불러일으켰고, 유해진의 따뜻한 면모는 ‘럭키’로 이어졌다. 관객들은 개봉 첫날부터 극장을 찾아 ‘럭키’를 봤다. 이는 충무로 원톱으로서 유해진의 티켓파워를 가늠케 하는 부분.
‘럭키’는 냉혹한 킬러가 사고로 인해 기억을 잃으면서 무명배우로 인생이 뒤바뀌는 웃음 만발 코미디 장르. 유해진표 따뜻한 코미디에 대한 수요가 그만큼 대단하다는 것을 의미하기도 한다.
무더운 여름이 지나고 코끝이 찡한 찬바람이 불어오고 있는 10월 중순, 유해진표 코미디가 마음만은 따뜻하게 하는 뜨거운 웃음을 전달하고 있다. / besodam@osen.co.kr
[사진] '럭키' 포스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