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투의 화신' 공효진이 두 남자를 동시에 사랑하면서 고민에 빠졌다. 조정석을 다시 사랑하는 일은 없을 거라 말했었지만, 계속해서 튀어나오는 좋아하는 감정에 혼란을 거듭하고 있는 것. 이는 과거 구석에 처박혀있던 컵라면의 상징성을 다시 한번 깨닫게 해 재미를 유발한다.
표나리(공효진 분)는 지난 13일 방송된 SBS 수목드라마 '질투의 화신' 16회에서 이화신(조정석 분)과 고정원(고경표 분)의 끈질긴 구애를 받으며 혼란스러워했다. 양다리를 걸치는 건 말이 안 된다며 두 사람을 밀어냈지만, 속수무책. 급기야 두 사람이 동시에 보이기 시작했고, 뛰는 가슴을 부여잡기 바빴다.
나리는 "나와 정원이가 똑같이 좋냐"고 묻는 화신에게 "4년 전에 내가 짝사랑한다고 할 때 나 좀 봐줬으면 얼마나 좋아. 내가 3년 동안 얼마나 좋아했는데 그 때는 눈길 한번 따뜻하게 안 해주더니 왜 이제 좋다고 해서 사람 머리 속을 터지게 만드냐"며 속상한 마음을 털어놨다.
또 나리는 "사랑도 주는 거보다 받으니까 좋더라. 나 좋아해주니까 사는 게 덜 힘들더라"며 자신을 뒤흔드는 화신을 책망했다. 그럼에도 화신이 "내가 더 좋지?"라고 철없는 질문을 하자 "내가 기자님 얼마나 좋아하는지 내 마음 깊은 곳에 숨어있는데 내가 어떻게 아냐. 하나도 안 남은 줄 알았는데 튀어나오고 튀어나오고. 어찌나 깊게 처박혀 있는지 나도 잘 모르는데 나도 누가 더 좋은지 어떻게 아냐"며 화를 냈다.
나리의 이 같은 발언은 지난 10회 방송에서 숙직실 안 보이지 않는 곳에 처박혀 있던 컵라면을 떠올리게 했다. 당시 화신은 컵라면이 먹고 싶다고 졸랐지만, 나리는 남은 컵라면이 없다고 했다. 하지만 화면은 곧 빈틈 사이에 껴 있는 컵라면을 담아냈는데, 이는 마치 어디에 둔 것인지 자각하지 못하는 나리의 마음임을 예상케 만들었다.
아니나다를까 나리는 화신을 좋아하는 마음이 하나도 안 남았을 줄 알았는데 얼마나 깊게 처박혀 있었으면 이렇게 계속 튀어나오냐며 속상해했다. 나리의 말대로 화신은 그간 나리가 자신을 짝사랑하는 걸 알고도 모른 척 하는 것은 기본이고 상처되는 말을 일삼았다. 그런데 이제와서 정원과 잘 사귀고 있던 자신을 이렇게나 흔들어놓으니 화가 날 수밖에. 사랑만 주다가 받아보니 좋다고 말하는 나리의 감정은 공효진을 통해 더욱 섬세하게 그려졌는데, 대사 하나하나의 맛을 잘 살리는 공효진의 저력을 다시 한번 깨닫게 하는 장면이라는 평가다.
아직 정해지지 않은 나리의 마음. 그리고 셋이서 같이 살자고 하는 나리의 제안에 당황스러워하는 두 남자 화신과 정원. 이들의 삼각 로맨스는 남은 8회 동안 어떤 모양으로 그려질지 궁금증을 더한다. /parkjy@osen.co.kr
[사진] '질투의 화신'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