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net '언프리티 랩스타3'의 라인업이 공개됐을 때, 눈길을 끌었던 참가자를 꼽자면, 단연 전소연이다. 가수 데뷔 경력도 아예 없었고, 미성년자에, 더욱이 큐브 연습생 신분으로 '프로듀스101'에 101명의 1인으로 출전했던 게 이력에 넣을만한 전부였기 때문.
'뭘 할 수 있겠어?'라는 일부의 곱지 않은 시선은, '쇼미더머니5' 특별 공연을 통해 사전 공개됐던 무대에서 자신의 롤을 십분 소화하는 모습과, 1회 방송에서 '이곳에 내 언니는 없어'로 사그라졌다. 오히려 가사를 절었던 와썹 나다를 향해, 날카롭게 일침한 모습은 참가자와 시청자 모두를 놀라게 했을 정도다. '언프리티 랩스타3'가 끝나고 시간이 어느정도 흐른 지금이지만, 전소연은 아직 할 말이 많다. 무대에서 내려오니 98년생 또래들과 똑같은 고등학교 3학년 여고생이다.
"나다 언니랑은 방송중에 제일 친했어요. 사실 친하기 전에는 엄~청 무서웠죠.(웃음) 언니의 믹스테잎을 너무 좋게 잘 들었는데, 가사를 절어서 실망했던 거였어요. 미안해서 끝나고 언니에게 따로 얘기했어요. 언니가 '언프리티3'에서 반지 4개를 딴 건 결코 운이 아니라, 진짜 실력면으로 잘해서 그래요. 퍼포먼스도 강하고, 아이덴티티도 확실하고, 또 여성적이고, 가사적으로도 전혀 지루하지 않아요. 새로운 시도도 두려워하지 않고요."
나다 외에도 경합을 벌이며 가장 인상 깊게 남았던 참가 래퍼로는 '그레이스'를 꼽았다. 또 많은 걸 배울 수 있었던 참가자로는 가요계 대선배인 브라운아이드걸스 미료를 꼽았다.
"그레이스 언니는 인상적이에요. 랩 실력이야 노력하면 늘어나는 게 가능하지만, 자신의 스타일을 갖는 건 분명 어렵거든요. 자신만의 색깔이 확실한 래퍼예요. 미료 언니에게는 되게 많은 것을 배웠어요. 특히 그냥 무대가 아닌, 방송에서 비춰지는 무대를 어떻게 해야 효과적인지를 제대로 아는 것 같았어요. 출연자들끼리 전부 다 친해요. 아마 전 시즌을 통틀어서 저희가 가장 화목한 것 같아요. 우리끼리 쓰는 단톡방이 있는데 거기서 아직도 자주 이야기를 나눠요."
'프로듀스101'에서 최종 11인에 들지 못해 아이오아이로의 데뷔는 무산됐다. 살얼음판을 걷는 듯한 서바이벌의 기억으로, 또 한 번의 경연에 대한 거부감이 생겼을 법도 한데, 전소연은 '언프리티3'에 과감하게 출사표를 내던져 주목을 받았다.
"두 개 전부 다 긴장이 됐어요. '프로듀스101'은 처음으로 출연한 프로그램이라 긴장이 됐고, '언프리티 랩스타'는 랩을 더 잘 보여줘야겠다는 생각 때문에 긴장됐죠. 낯가림이 있는 편이라 101명이나 되는 사람들 틈에서는 힘들었어요. '프로듀스101'은 다들 '여성여성' '소녀소녀'한 느낌이 있거든요, 그에 비해 '언프리티3'는 기싸움이 살벌해도, 직설적이고 솔직해요. 저랑은 오히려 더 잘 맞았어요. 더 편하게 즐겼던 쪽을 고르라면, 역시 '언프리티3' 쪽이에요."
'언프리티3'에서 실력 발휘를 제대로 했던 전소연은 결국 세미파이널까지 올랐지만, 나다에게 패했다. 전소연을 꺾고 파이널 무대에 오른 나다는 트랙 4개 획득했지만, 결국 우승 문턱에서 자이언트핑크에게 패해 준우승에 그쳤다. 전소연은 당시의 패배에 대해서는 아쉽기보다는, 덤덤했다.
"거기까지 올라온 것만으로 신기해요. 해본 거라고는 '프로듀스101' 밖에 없는데..'언프리티3'를 아예 못나가게 될까봐 걱정했을 정도거든요. 그런데 거기까지 올라갔다는 것만으로도 만족하죠. 좋아하는 무대를 했다는 것만으로 너무 기쁩니다." / gato@osen.co.kr
[사진] 손용호 기자 spjj@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