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윤아가, 아니 송윤아의 연기력이 미쳤다. 드라마 속 연기를 지켜보는 것만으로 시청자의 몰입을 유도함은 물론, 보는 내내 전율과 소름이 돋는 연기를 쏟아냈다. 그야말로 '미친 연기력' 그 자체다.
송윤아는 tvN 금토드라마 '더케이투'(극본 장혁링, 연출 곽정환)에서 대권 주자 장세준(조성하)의 아내이자 JB그룹 가문의 맏딸인 최유진을 맡아 연기중이다. 세상 모든 것을 다 가진 것 같지만, 남편에게서 사랑을 받지도, 자식도 없다. 남편의 혼외자식인 안나(임윤아)를 사실상 인질로 잡고, 장세준을 차기 대통령으로 만드는 길을 지휘한다.
재벌가의 치열한 재산싸움, 정치권에서의 견제, 사랑보다 야욕이 먼저, 주변엔 JSS의 경호가 우선하지만, 매회 두 뺨은 눈물로 적셔지는 슬픈 악녀다. 그런 만큼 순수하게 자신의 의지대로 자신을 거듭해 구해주는 김제하(지창욱)에게 묘한 떨림을 느끼는 것은 어쩔 수가 없다.
지난 14일 방송된 '더케이투' 7회에서도 송윤아의 연기력은 빛을 발했다. 극중 최유진은 무소속인 장세준을 여당에 입당시키고자 현직 대통령 비서실장을 만나서 은밀한 거래를 완성시켰다. 이곳에서 막걸리를 마셨던 유진은 돌아가는 차안에서 창문을 열고 "아름다운 밤이에요"를 외치고 수행원들에게 "나 안 웃겨?"라고 물으며 웃었다.
송윤아의 허탈한 웃음은 방송 말미 한 차례 더 등장했다. 장세준과 안나의 만남을 클라우드나인에서 CCTV로 지켜보며, 장세준이 딸에게 실망만 안기고 떠나는 모습을 보고서였다. 이는 장세준이 유진에게서 안나를 지키기 위해 딸까지 속인 장면이었다.
이를 곧이곧대로 받아들인 유진은 '내가 고작 너같은 남자에게 내 운명을 걸었던 거구나'라고 되뇌며, 눈물을 흘리며 큰 목소리로 웃었다. 이 웃음과 함께 비장한 장세준의 모습, 슬피 우는 안나의 모습, 그런 안나를 바라보는 씁쓸하고 미안한 김제하의 모습이 연달아 등장하며 모두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가히 믿고보는 연기자들이다. 송윤아를 포함해 이날 장세준 역 의원 역의 조성하의 연기력도 돋보였다. 청중 앞에서의 연설, 그리고 계란 투척, 이어 딸을 김제하에게 부탁하는 아버지로서의 모습과 딸까지 속여야하는 슬픈 부성애를 오가며 극찬을 이끌어냈다. / gato@osen.co.kr
[사진] '더케이투'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