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럭키'가 오랜만에 충무로의 자존심을 세웠다.
'럭키'는 개봉 첫날부터 약 21만 명의 관객을 동원하며 '미스 페레그린과 이상한 아이들의 집', '맨 인 더 다크' 등 국내 박스오피스에 불어닥친 외화 공습을 막아섰다.
특히 '럭키'의 흥행이 주목을 받는 건 배우 유해진이 전면에 나선 작품이라는 점. 원톱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의 '럭키'에서 유해진은 그간의 작품들을 통해 선보인 유쾌하고 코믹한 이미지를 마음껏 뽐내면서도 원톱으로서의 무게감 역시 지니며 관객들을 매료시키고 있다.
유독 유행어가 많은 그이지만 이번 작품에서도 "저 32살입니다" 등의 유행어 조짐 대사가 보이는 상황. '럭키' 개봉을 맞아 명대사로 보는 유해진의 필모그래피를 살펴봤다.
# "음파음파"..영화 '해적, 바다로 간 산적'
'유해진'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대사가 됐을 정도로 많은 이들에게 사랑 받은 명대사 중의 명대사. 영화를 보지 못한 이들이라면 대체 저 4글자가 왜 명대사가 됐나 싶을테지만 '해적, 바다로 간 산적'을 본 이들이라면 단연 영화를 통틀어 최고의 명대사라고 손꼽을 정도다.
'해적, 바다로 간 산적'에서 유해진은 철봉 역을 맡았다. 철봉은 당초 여월(손예진 분)의 밑에서 해적일을 하지만 배 멀미가 심해 배를 타지 못하는 캐릭터. 배 멀미로 고생하던 그는 결국 해적을 때려치우고 장사정(김남길 분)이 이끄는 산적단으로 들어가고 만다.
이러면서 이 유명한 "음파음파"가 탄생했다. 장사정은 국새를 먹은 고래를 찾기 위해 바다로 떠날 결심을 하고, 유일하게 바다를 경험해본 철봉은 단숨에 2인자 자리를 꿰차며 산적단원들에게 수영을 가르쳐 주며 "음파음파"를 외친다. 산적단으로 들어가 구박만 받던 그가 산적단원들 앞에서 으스대며 외치는 모습이 바로 웃음 포인트.
# "깍지 낄까요?"..영화 '베테랑'
천만 관객을 동원한 영화 '베테랑'에서도 유해진의 활약은 단연 빛났다. "어이가 없네", "나 아트박스 사장인데" 등 무수히 많은 유행어 사이에서도 유해진의 명대사는 눈길을 끌었으니, 바로 "깍지 낄까요?"
극 중 안하무인 재벌 3세 엄홍식(유아인 분)의 오른팔, 최상무 역을 맡은 유해진은 엄홍식이 저질러 놓은 일들을 냉철하게 뒷수습하는 모습으로 최상무의 캐릭터를 잡아나갔다.
그런 최상무의 유행어가 탄생한 것은 바로 최상무가 엄홍식의 비행에 대신 책임을 지는 장면. 사고를 친 아들에게 화를 내던 그룹 회장의 분노가 자신에게 돌아오자 너무나도 당연하다는 듯 "깍지 낄까요?"를 말하는 최상무의 모습은 웃으면서도 슬픈, 그야말로 '웃픈' 상황이였고 영화 개봉 이후 이 대사 역시 유해진의 명대사 중 하나가 됐다.
'베테랑'은 안하무인 재벌과 이를 막는 광역수사대 형사의 모습을 통해 관객들에게 속 시원한 통쾌함을 안겼던 바, 최상무의 "깍지 낄까요?"는 재벌의 횡포를 너무나도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대목이라 많은 이들의 기억 속에 남은 바 있다.
# "야, 너 지금부터 범인해라"..영화 '부당거래'
황정민과 류승범의 연기로 많은 이들의 기억 속에 아직도 남아있는 영화 '부당거래'에서도 유해진의 명대사는 탄생했다.
'베테랑' 이전, 류승완 감독과 이 작품을 통해 호흡을 맞춘 바 있는 유해진은 극 중 장석구 역을 맡아 열연을 펼쳤다. 그가 분한 장석구는 최철기(황정민 분)의 부당거래에 엮이며 배우를 만들어주는 인물. 최철기와의 거래를 통해 연쇄 살인사건의 진범이 아닌, 진범 행세를 하는 '배우'를 만들어주게 된다.
이 과정에서 장석구는 이동석(우정국 분)에게 "너 지금부터 범인해라"는, 어찌보면 영화 '부당거래' 전체를 관통하는 말을 내뱉고 이 대사는 단숨에 '부당거래'의 명대사 중 하나가 됐다. / trio88@osen.co.kr
[사진] '럭키' 포스터, '해적, 바다로 간 산적', '베테랑', '부당거래' 스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