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이선빈의 자작곡 ‘나의 노래’ 가사 중에는 자신을 빛을 내뿜어도 눈에 잘 띄지 않는 한낮의 등대에 비유하는 대목이 있다. 그러나 ‘나혼자 산다’에서 발견한 이선빈의 반전 매력은 한밤중의 등대처럼 반짝였다.
이선빈은 지난 14일 방송된 MBC ‘나혼자 산다’에서 최초로 집과 일상을 공개했다. 차갑고 도회적인 이미지와 다르게 소박하고 털털한 사회 초년생이자 5년차 자취생의 모습은 보는 이들의 시선을 확실히 사로잡았다.
이선빈의 하루는 허당 매력과 살림꾼 면모를 오가며 분주하게 채워졌다. 고등학생 때 무작정 상경해 가수와 배우의 꿈을 키우며 힘든 시절을 보내서인지는 몰라도, 그에게 작고 아늑한 원룸과 그 안에서 보내는 시간들은 전부 소중해 보였다. 햇빛이 들어오는 집에 처음 살게 됐다며 행복하게 웃는 이선빈의 모습이 대견했다.
스물 셋 어린 나이지만, 그의 일상에는 그간 혼자 살면서 겪었던 고생담과 터득한 노하우가 집약돼 있었다. 이날 이선빈은 어릴 때부터 각종 아르바이트를 하며 배운 신속한 빨래 개기 신공과 싼 값에 자재들을 구매해 셀프 집 꾸미기를 하는 알뜰함을 보여줬다.
걸그룹 연습생으로 보냈던 3년은 이선빈에게 가장 힘겨웠던 시기였다. 집도 절도 없이 사우나와 연습실 지하를 전전하며 기본적 의식주조차 해결되지 않는 상황은 어렸던 그에게 고통스러운 기억이었을 터다. 그러나 이선빈은 오히려 이 순간이 강하게 클 수 있는 원동력이 됐다고 설명했다.
집안 형편 때문에 대학 진학을 하지 못했던 이선빈은 “갈 수 있는 상황도 있었지만 가지 못했다”며 “아직도 대학 생활에 로망이 있다. 미련이 남는다”고 밝히기도 했다. 그가 처음으로 공개한 사연들은 꿈을 향해 내달려 온 이선빈을 응원하게 만들기 충분했다.
이선빈은 방송 말미 직접 만든 ‘나의 노래’를 연주하며 힘든 하루를 위로했다. 혼자 사는 삶을 배움의 시간이라고 설명하는 이 기특한 배우에게 한 번 더 눈길이 갈 수밖에 없었다. 오래 가는 배우가 되고 싶다는 이선빈, 이미 조금씩 빛을 내고 있는 팔방미인 이선빈이 한밤중의 등대처럼 더욱 찬란하게 반짝일 날을 기다려 본다. /bestsurplus@osen.co.kr
[사진] ‘나혼자 산다’ 방송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