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는 티켓파워까지 갖춘 남자다.
배우 유해진이 주연을 맡은 코미디 영화 '럭키'의 반응이 심상치 않다. 15일 영진위 영화관입장권통합전산망의 집계에 따르면 '럭키'는 지난 14일 하루동안 전국 31만 5,920명의 관객을 동원, 박스오피스 1위의 자리를 이어갔다. 누적관객수는 67만 6,023명.
앞서 개봉 첫날이었던 지난 13일에는 전국 21만 4,056명의 관객을 모으며 새롭게 박스오피스 왕좌에 올랐던 바다. '럭키'는 이렇게 첫날보다 둘째날 더 많은 관객을 동원하며 흥행에 청신호를 켰다.
'럭키'는 카리스마 킬러가 우연히 들른 목욕탕에서 비누를 밟고 넘어져 기억상실증에 걸리게 되고, 죽기로 결심한 무명배우 재성(이준)이 목욕탕 키를 바꿔치기 하면서 두 사람의 운명이 뒤바뀐다는 내용을 코믹하게 그려낸 작품.
최근 높은 수위 속 자극적 소재와 표현에 지친 관객들에게 신선한 재미를 안겨주고 있다는 평이다. 유해진은 극 중 '원맨쇼'에 가까운 팔색조 연기를 펼치며 관객들의 시선을 붙잡는다.
유해진표 코미디는 사실 존재해왔다. '이장과 군수', '권순분 여사 납치사건', '간첩', '미쓰 고', '해적:바다로 간 산적' 등의 작품을 통해 코미디 장르에서 많은 사랑을 받았는데, 그렇다고 그가 특별한 장르에 한정된 배우는 아니었다. 오히려 스크린 속에서 예상 외 모습을 많이 보여줬는데 '타짜', '이끼', '그놈이다', '베테랑' 등에서는 강렬한 캐릭터로 비중에 상관없이 시선을 압도했다.
그 중 유해진의 대표작으로 많이 회자되는 작품은 '부당거래'. 2010년 개봉한 '부당거래'에서부터 그의 배우로서 가진 천의 면모가 본격적으로 주목받기 시작했다. 얼굴만 보면 마냥 웃기고 순박할 것 같지만, 선과 악을 넘나들며 다층적 캐릭터를 표현해내는 데 탁월한 면모를 갖추고 있는 것이다.
이런 그가 이제는 한 계단 더 올라가 원톱 주연으로서 티켓 파워를 과시하게 됐다. 물론 '럭키'의 흥행에는 대진운, 사회문화적 분위기 등 여러 요소가 있지만 어쨌든 숱한 조연을 거친 '유해진의 영화'가 관객들에게 통하고 있는 것은 사실인 것으로 보인다. 더불어 외화 강세의 요즘에 한국영화의 자존심을 살리고 있는 '참바다'씨다. / nyc@osen.co.kr
[사진] OSEN DB, '럭키' 스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