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타스틱'의 힐링 전도사 김태훈이 결국 세상을 떠났다. 암 동료로 통했던 김현주에게 끝까지 긍정적인 마인드와 희망을 심어주며 감동을 안겼다.
지난 15일 방송된 JTBC 금토드라마 '판타스틱'(극본 이성은, 연출 조남국)은 특히나 눈물샘을 자극했다. 의식을 잃고 쓰러졌던 홍준기(김태훈 분)가 이소혜(김현주 분) 옆에서 세상을 떠났기 때문이다.
소혜는 암 동료이자, 믿고 따르던 주치의가 의식을 잃고 쓰러졌다는 사실을 믿지 못했다. 완전히 낫진 못해도 건강하다고 믿었는데, 알고 보니 암세포가 뇌까지 번져 더 이상 손 쓸 수 없는 상황에 이르렀던 것이다.
집들이 파티가 있던 지난 저녁, 소혜는 며칠 뒤 준기와 함께 점심식사를 하기로 약속했었는데 그 날 밤 갑자기 의식불명 상태에 빠져 연락이 닿지 않게 됐다. 이 상황을 미리 알고 있던 류해성(주상욱 분)이 대신 소혜의 메시지에 답변했지만 "오늘 못 와. 의식이 없다"고 털어놓으며 소혜에게 큰 충격을 안겼다.
소혜는 자신도 준기처럼 어느 날 갑자기 쓰러져 죽게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에 현재 작업 중인 드라마 '히트맨' 탈고에 집중했고, 해성과의 결혼은 없던 일로 하기로 했다. 자신이 떠나면 해성에게 큰 상처가 될 것이라고 믿어서다. 그의 집도 떠나 작업실로 향했다.
인공호흡기를 끼고 누워있는 준기를 차마 볼 수 없었던 소혜는 만나길 거부하다가 그의 환영을 본 이후 직접 병실을 찾았다. 마지막 인사를 하러간 것이다. 준기는 쓰러지기 전 소혜에게 평생 남을 선물을 안겼다.
준기는 편지를 통해 "주먹 꼭 쥐어요. 사랑하고 부딪히고 괴로워하면서도 소혜 씨는 더 밝게 빛나고 있어요. 두려워하지 말아요. 암을 얻은 대신 인생의 소중함을 찾았잖아요"라며 위로했다. 그는 사려 깊은 통찰과 따뜻한 공감으로 소혜에게 응원의 메시지를 전달해왔다. 죽기 전까지 좋아했던 사람에게 큰 힘이 돼주며 떠나 아쉬움을 남겼다.
종영을 2회 남겨놓은 '판타스틱'은 시청자들에게 사랑과 죽음에 대한 질문을 건네며 묵직한 인생 메시지를 전달했다. 죽음을 준비하는 준기의 모습에서 감독과 작가의 가치관을 고스란히 느낄 수 있었다.
높은 시청률을 기록하진 못했어도 시청자들에게 큰 사랑을 받은 작품으로서, 끝까지 잊을 수 없는 울림을 선사한 드라마로 회자될 것으로 보인다./ purplish@osen.co.kr
[사진] '판타스틱' 방송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