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친 생각과 불안한 눈빛과'
tvN 금토 드라마 'THE K2'를 바라보는 시청자들의 마음이다. 지난달 23일 첫 방송 이후부터 화제성과 같은 시간대 시청률 1위 기록은 놓치지 않고 있지만 어딘가 2% 허하다.
'THE K2'는 전쟁 용병 출신의 보디가드 김제하와 그를 고용한 대선 후보의 아내 최유진, 그리고 세상과 떨어져 사는 소녀 고안나의 이야기를 그린 보디가드 액션 드라마다.
매회 안방극장을 영화화 하고 있다. 김제하 역을 맡은 지창욱이 눈부신 몸연기를 펼치고 있고 KBS 2TV '추노'로 신 개념 액션신을 탄생시킨 곽정환 감독이 이를 극대화 하고 있기 때문.
빠른 전개와 임팩트 강한 액션신에 배우들의 '미친' 연기력은 훌륭한 시너지 효과를 내고 있다. 지창욱은 액션과 감정 연기 모두 소화하며 '열일'하고 있고 악역으로 변신한 송윤아와 기대 이상의 연기를 뽐내고 있는 임윤아 역시 시청자들의 합격점을 받았다.
문제는 스토리다. 액션신을 위한 스토리 전개가 인물들 사이 개연성을 떨어뜨려 시청자들의 몰입도를 방해한다는 목소리가 적잖이 들린다. 분명 액션이 중요한 'THE K2'이지만 주객전도를 우려하는 의견들이다.
지창욱과 윤아의 러브라인도 '갑툭튀'라는 지적이 많다. 지창욱이 김갑수에 대한 복수를 위해 송윤아와 손을 잡았는데 제대로 시작도 안 한 상태에서 윤아를 보호하고자 그의 뒤통수를 친 상황으로 전개된 이유에서다.
여기에 송윤아의 비밀 공간인 클라우드 나인에 세팅된 최첨단 음성정보 시스템 '거울이'의 존재는 미래지향적이면서 왠지 어색하다.
이게 다 '용팔이' 때문이다. 지난해 8월에 전파를 탄 SBS '용팔이'는 장혁린 작가의 전작이다. 시청률 20%대를 찍고 남자 주인공 주원에게 대상을 안긴 화제작이지만 어쩐지 호불호가 갈렸다.
초반에는 흥미로운 소재와 스토리 전개로 안방 시청자들을 사로잡았지만 뒤로 갈수록 힘에 부치는 탄력도와 과도한 PPL이 몰입도를 떨어뜨렸다. 생방송을 방불케하는 촬영으로 배우들의 체력 저하도 한몫했다.
그래서 시청자들은 불안하다. 8회까지 절반을 달려온 'THE K2'가 인물들의 이야기를 풀어놓은 채 수습할 기색이 보이지 않아서다. 'THE K2'가 '용팔이'의 전철을 밟지 않았으면 하는 시청자들의 마음이다.
하지만 속단하긴 이르다. 15일 방송된 'THE K2' 8화 말미에서 김갑수(박관수 역)가 자신을 살해하려 했고 송윤아의 충직한 경호를 맡고 있는 지창욱의 정체를 눈치채며 다시 한번 흥미진진한 스토리 전개를 예고했다.
이제 본격적으로 치고 박고 물고 물리는 캐릭터들간 싸움을 기대해 볼 수 있다. 풀어놓은 스토리를 정리하고 배신과 복수, 엇갈린 러브라인까지 야무지게 챙기는 'THE K2'가 되길 시청자들이 바라고 있다. /comet568@osen.co.kr
[사진] 'THE K2' 방송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