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성한 작가의 ‘오로라 공주’에서 암세포도 생명이라는 황당한 말로 본의 아니게 주목을 받았던 배우 서하준이 반전 무대를 만들었다. ‘복면가왕’에 출연해 감미로운 목소리와 놀라운 노래 실력으로 배우 서하준의 이름과 얼굴을 다시 한 번 알렸다.
그는 지난 16일 방송된 MBC 예능프로그램 ‘일밤-복면가왕’에서 어른들은 몰라요 피터팬으로 출연, 밀당 요정 팅커벨과 대결을 벌였다. 아쉽게 패하며 얼굴을 공개했지만 서하준의 달콤한 목소리는 안방극장을 뒤흔들었다. 그는 팅커벨과 샵의 ‘내 입술 따뜻한 커피처럼’을 부르며 설레는 무대를 만들었고, 수준급의 노래 실력을 과시했다. 초반 가사 실수를 하긴 했지만 여유롭게 무대를 압도하는 모습은 인상적이었다.
그는 음악에 대한 애정과 무대가 그리웠다는 말로 ‘복면가왕’ 출연 이유를 밝혔다. 평소 노래 부르는 것을 좋아하고 음악에 각별한 애정이 있는 것. 방송 후 많은 시청자들이 서하준의 목소리가 이렇게 좋은 줄 몰랐다는 반응이 쏟아지고 있다. 그도 그럴 것이 감미로운 목소리는 조기 탈락이 아쉬울 정도였다.
서하준은 임성한 작가의 ‘오로라공주’로 강렬한 인상을 남긴 배우. 중간 투입한 이 배우는 초반 단역에 가까웠지만 반전을 이뤄냈다. 당시 후반부 들어 진짜 주인공으로 자리잡으며 ‘임성한의 남자’라는 꼬리표가 붙었다. 이 드라마가 자극적이고 개연성 없는 전개로 질타를 받았는데, 특히 “암세포도 생명”이라는 황당무계한 생명경시 대사가 큰 논란이 됐다.
이 대사를 읊은 서하준은 본의 아니게 연기를 했다는 이유만으로도 논란의 중심에 있었다. 극중 이름인 설설희와 암세포 대사로 유명세를 탔다. 서하준은 이후 꾸준히 연기를 하며 사실상의 데뷔작인 ‘오로라공주’의 부정적인 이미지를 지워갔고, 최근 MBC 주말드라마 ‘옥중화’에 출연하며 연기력을 뽐내고 있다.
아직도 서하준을 ‘오로라공주’와 암세포 대사로 알고 있는 시청자가 있다면, ‘복면가왕’은 배우 서하준의 새로운 매력을 발견하는 시간이 됐다. ‘복면가왕’이 아니었다면 어쩌면 몰랐을, 무대에서 이렇게 달콤한 매력을 가진 서하준을 볼 수 있어서 행복한 순간이었다. / jmpyo@osen.co.kr
[사진] '일밤' 방송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