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상반기를 지나 9월까지 한국 영화의 분위기는 내내 무겁고 어두웠다. 대체로 많은 관객이 들며 흥행을 기록하기는 했지만 밝고 즐거운 분위기의 영화는 드물었다. 하지만 이런 분위기는 10월에 접어들면서 바뀔 것으로 보인다.
좀비가 나오는 ‘부산행’, 한 시골 마을에서 벌어지는 살인 사건에 관한 이야기를 다룬 ‘곡성’나 일제 강점기 속 역사의 아픔을 다룬 ‘덕혜옹주’와 ‘밀정’. 재난 앞에 무기력한 개인과 정부의 모습을 다룬 ‘터널’, 악인들을 주인공으로 내세우며 고어라는 평가를 들을 정도로 폭력적인 영화 ‘아수라’까지 잔혹했다.
10월에 접어들며 깜짝 흥행 행진을 기록 중인 영화 ‘럭키’가 코미디 영화의 물꼬를 텄다. 유해진 원톱 영화인 ‘럭키’는 기억 상실증에 걸린 킬러라는 소재를 밝고 경쾌하지만 묵직하게 풀어냈다. 유해진의 코미디 연기가 빛을 발하는 가운데 이준과 조윤희 등이 훌륭하게 보조를 맞췄다. 개봉 4일 만에 200만을 돌파하며 깜짝 흥행을 기록 중이다.
‘럭키’가 물꼬를 튼 이후 점점 추워지는 11월에도 독특한 소재를 다룬 코미디 영화들이 개봉을 기다리고 있다. 코미디 하면 떠오르는 배우 차태현과 ‘구르미 그린 달빛’의 여주인공 김유정이 뭉친 ‘사랑하기 때문에’는 힐링 코미디를 내세우는 영화.
차태현과 김유정이 뭉쳐서 아주 특별한 방법으로 사연을 가진 사람들과 사람들을 이어주는 역할을 맡았다. 차태현과 김유정뿐만 아니라 서현진, 성동일, 배성우, 선우용여와 박근형까지 화려한 조연들이 개성 넘치는 캐릭터들을 맡아 제대로 관객을 웃기고 울릴 것으로 예상한다.
‘질투의 화신’에서 제대로 물이 오른 조정석과 연기력 검증을 마친 그룹 엑소의 도경수가 함께 출연하는 ‘형’도 코미디 영화 기대작 중의 하나다. ‘형’은 경기 도중 불의의 사고를 당한 유도 국가대표 선수인 동생 고두영(도경수 분)과 전과 10범의 사기꾼 형 고두식(조정석 분)의 좌충우돌 석방 사기극을 다룬 영화다.
‘건축학 개론’의 납득이로 주목을 받은 조정석이기에 코미디 연기에 대한 검증은 마쳤다. 드라마와 영화에서 연기력을 검증받은 도경수가 과연 조정석과 어떤 호흡을 보여줄지가 관전 포인트. 여기에 ‘닥터스’로 큰 사랑을 받은 박신혜까지 출연하며 영화의 기대감을 더욱더 높인다.
점점 추워지는 날씨 속에서 ‘럭키’로 시작된 코미디 열풍이 ‘사랑하기 때문에’와 ‘형’까지 이어갈 수 있을지 관심이 집중된다./pps2014@osen.co.kr
[사진] 각 영화 포스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