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으로 이어진 인연임은 알고 있었지만, 이토록 부부 간의 정을 도탑게 하는 요소가 될 줄은 몰랐다. 포커 플레이어 임요환과 방송인 김가연 부부가 게임 앞에서 똘똘 뭉치기도, 경쟁자가 되기도 하는 모습으로 ‘쇼윈도부부’ 윤정수와 김숙을 제압했다.
지난 18일 방송된 JTBC ‘님과 함께 시즌2 - 최고의 사랑’에서 윤정수와 김숙은 임요환·김가연 부부의 집을 방문했다. 두 사람과 오랜 친분이 있는 김가연은 신혼집 문턱에서부터 윤정수와 김숙을 막아 세우고 축의금과 돌반지를 받아 웃음을 줬다.
연예계 대표 ‘센캐’ 김가연은 남편 임요환부터 윤정수·김숙을 특유의 카리스마로 다뤘다. 임요환은 이미 체념조였고, 어디 가서 기로는 눌리지 않을 윤정수와 김숙도 조신한 태도를 유지했다. 특히 임요환은 “모든 것을 받아 들이기로 했다. 처음에는 소소하게 반항했는데 제 인생에 도움이 안 되더라”고 말해 폭소를 자아내기도 했다.
그럴 법도 했다. 부엌에서 앞치마를 두른 김가연은 내조의 여왕으로 변신했다. 남편에게 금수저를 챙겨 주고, 굴비의 맛있는 살을 발라 주는 그를 보며 윤정수와 김숙도 혀를 내둘렀다. 김가연 역시 “부부싸움을 해도 잘 먹인다. 먹는 걸로 풀게 만든다”고 고백해 눈길을 끌었다.
그러나 임요환은 아내와 게임을 할 때마다 소심한 복수를 한다고 털어놔 모두를 놀라게 했다. 게임 속에서 항상 멋있는 캐릭터를 유지해야 한다는 임요환은 “그 때 욕을 많이 먹었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그걸로라도 스트레스를 풀어야죠”라며 너스레를 떨어 식탁을 웃음바다로 만들었다.
승부사로 정평이 나 있는 임요환과 김가연은 설거지 내기조차 예사롭지 않았다. 나름 고스톱이라면 자신감을 내비치던 윤정수와 김숙이 속절 없이 당했다. 현재 임요환은 포커 플레이어로 활동 중인 데다가, 김가연 역시 고스톱에는 일가견이 있었다. 김숙의 삼촌과 대결에서 크게 이겼던 쇼윈도 부부는 맥을 못 추고 패배했다.
임요환과 김가연은 이날 육아를 게임에 비유했다. 김가연은 현재 두 살인 딸을 언급하며 “지금은 레벨이 낮다. 스무 살 정도 되면 만렙일 듯하다”라고 농담 섞인 진담을 하기도 했다. 엔딩까지 18년이 남은 육아 게임 중인 이들은 쇼윈도 부부의 결혼과 출산을 독려하기도 했다.
비록 가상이기는 하지만, 윤정수와 김숙도 이 ‘겜생겜사’ 부부의 행복한 모습에 감화된 듯했다. 특히 윤정수는 임요환과 김가연으로부터 권유 받은 정자 냉동에 관심을 보이기도 했다. 여러모로 최고의 잉꼬 부부라 할 만한 이들의 결혼 생활이 과연 윤정수와 김숙에게 영향을 줄까. 이들과 사돈을 맺고 싶다는 김가연의 소망이 이뤄질 지 지켜볼 일이다. /bestsurplus@osen.co.kr
[사진] ‘님과 함께 시즌2 - 최고의 사랑’ 방송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