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현과 지헤라가 동반하차했다. 드라마 '달의연인'에서 극중 캐릭터 이름을 조합한 애칭 '십덕커플'(10황자+순덕)로 불리며, 큰 관심과 사랑을 받았던 두 사람의 하차는 벌써부터 아쉬움과 그리움을 남기고 있다.
백현은 SBS 월화드라마 '달의연인-보보경심 려'(극본 조윤영, 연출 김규태, 이하 '달의연인')에서 10황자 왕은 역을 맡아 첫 지상파 연기에 도전했다. 엑소 멤버들과 함께 했던 웹드라마 '우리 옆집에 엑소가 산다' 이후 본격적으로 밟게 된 배우로서의 행보였다.
왕은(백현)은 다른 황자들과 달리 황위에 대한 욕심보다는 놀기 좋아하는 인물로 등장, 천진난만한 모습으로 '달의연인'에 비타민 같은 역할을 도맡았다. 해수(아이유)를 향한 외사랑을 펼칠 때보다는, 박순덕(지헤라)이 등장해 함께 독특한 '케미'를 만들어 낼 때 더욱 정감이 갔다.
밀어내던 순덕을 차츰 자신의 아내로 받아들이며, 함께 웃으며 놀고, 진심을 나누고, 결국 죽음의 길까지 서로가 외롭지 않게 함께 가는 모습은 가슴을 절절하게 만들기에 충분했다. 마지막까지 왕은을 구하며 숨을 거두는 순덕의 모습이나, 먼저 간 순덕이 외롭지 않게 4황자 왕소(이준기)에게 부탁해 아내의 황천길을 따라가는 왕은의 모습은 눈시울을 붉히게 했던 장면.
또한 두 사람이 죽고나서, 현장에 도착한 대장군 박수경(성동일)이 딸 순덕을 안고 "우리 순덕이가 황자님한테 이쁨을 많이 받았는가"라 묻고 "많이 정말 많이 서로 은애하셨다"는 답변에 "그럼 됐다"라고 눈물을 삼키는 장면은 '달의연인' 16회의 명장면으로 꼽혔다.
더욱이 황위 다툼에 가장 멀찌감치 있던 왕은-순덕 부부의 안타까운 죽음은 이들의 암투가 얼마나 잔혹한지를 여실히 깨닫게 만들었고, 4대 광종이 되는 왕소와 이하 황자들이 각성하게 만드는 계기를 낳았다. 또한 3대 정종(홍종현)이 정신적으로 피폐해지는 원인으로 그려지며 '달의연인' 전개에 중요한 자양분이 됐다.
카메라 밖에서도 여전히 귀여운 두 사람은 자신들이 하차하는 '달의연인' 16회가 방영된 지난 18일 SNS를 통해 '황자님 미래로 오시는 길은 잃어버리시면 안됩니다. 강아지 풀이 예쁘고 바람이 좋아도 한 눈 팔지 말고 미래에서 우리 꼭 만나요'라는 문구가 적힌 이미지를 게재했고, 백현은 '순덕아'라는 댓글을 남기기도 했다.
더불어 극중에서 이들을 죽음으로 내몰았던 정종 역의 홍종현은 '오늘은 참 내가봐도 정말 나쁘네. 은아, 순덕아, 아팠니, 그동안 괴롭혀서 미안하구'라는 글을, 왕소 역의 이준기는 '슬프네. 잘했어..현이 헤라'라는 글을 각각 자신의 SNS에 게재해 눈길을 끌었다. / gato@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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