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나 그랬듯 '무한도전'은 막힘 없는 고속도로를 달려왔다. 멤버들의 방송 열정과 시청자들의 성원을 연료로 삼아서 말이다. 물론 어려움도 있었다. 가는 길에 중간 중간 크고 작은 장애물을 만나 잠시 더뎌지긴 했어도, 멤버들의 끈끈한 의리를 바탕으로 시청자에 대한 약속을 끝까지 지켰다. 그런 노력들로 미루어보아 이번 '러시아 행'도 당연히 순탄할 것 같다.
MBC 예능 '무한도전'(이하 무도)은 영화 '아수라' 배우진이 출연한 '신들의 전쟁', 유재석이 엑소 멤버가 된 '댄싱킹', 다시 돌아온 '무한상사' 등 굵직굵직한 특집을 선보이며 시청자들의 오감을 만족시켰다. 이번 러시아 특집은 그 가운데 최고봉으로서 올해의 대미를 장식하는 엔딩무대가 될 것으로 보인다. 장기간 프로젝트인 만큼 내년까지도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지만 말이다.
사실 우주특집은 2015년 세운 5대 기획 중 하나였다. 그러나 미국 항공우주국의 허가 승인이 늦어졌고, 스케줄 등을 이유로 여러 차례 고비를 맞이했다. 갈증을 해소하기 위해 제작진은 올 초 경기도 화성에서 일명 '마션특집'으로 변형해 방송했다.
우주복을 입고 등장한 멤버들이 장난감 놀이기구 우주선을 탔고, 무중력 상태에 놓인 것처럼 연기를 했지만 그 나름대로 큰 재미를 안겼다. 역시나 기대를 저버리지 않는 '무도'다운 발상이었다.
김태호 PD는 당시 방송에서 올해 안에 멤버 전원이 러시아 우주 훈련센터로 무중력 훈련을 받으러 떠난다는 사실을 공개하며 기대를 높였었다. 차근차근 진행된 계획은 어느새 10월 19일, 본격적인 시작을 알렸다. 유재석 박명수 정준하 하하 광희 양세형을 비롯한 제작진은 오늘 아침 인천 국제공항을 통해 러시아로 출국했다.
러시아가 처음이라는 유재석은 출국 전 "여러 가지 체험도 해볼 수 있는 게 뭔지 모르겠지만 많을 것 같아 재밌게 촬영하고 오겠다"는 소감을 밝혔다. 추위를 대비해 두꺼운 점퍼를 입고 나타난 박명수도 "이하 동문"이라고 짧게 소감을 전하며 긴장을 풀었다.
방송 11년을 맞이한 '무도'의 대기획인 만큼 멤버들의 험난한 도전기가 예상된다. 하지만 예능 프로그램 사상 처음으로 우주에 떠 있는 한국 예능인들을 볼 수 있다는 생각에 벌써부터 기대되는 건 어쩔 수 없다. 그동안 보지 못했던 새로운 이야기를 접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기획 초반 과연 저들이 우주에 갈 수 있을까라는 의심을 했지만, 이제 '무도'는 진짜 우주 여행을 시작했다./ purplish@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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