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경이 달라졌다. 이제 톱스타들이 '못해서 안달'인 tvN드라마들이다.
tvN 콘텐츠들이 작품성이나 상업성에 있어 드라마 판도를 흔든 지 오래. 그래도 여전히 '케이블'이란 채널에 꼿꼿하던 톱스타들마저 흔든 것은 그리 오래되지는 않는다. 장벽은 서서히 그러나 강하게 무너졌다.
tvN의 대표 드라마 프랜차이즈인 '응답하라' 시리즈를 비롯해 2014년 방영된 윤태호 작가의 웹툰을 원작으로 한 '미생', 지난 3월 종영한 '시그널', 이 외에 '오 나의 귀신님', '또 오해영', '굿와이프', '치즈인더트랩', 현재 방송 중인 '더케이투' 등 tvN 콘텐츠들은 대부분 화제 속 호평을 받았고 시청률 면에서도 성공했다.
단발적인 드라마들도 있지만 '막돼먹은 영애씨'같은 장수프로그램도 tvN드라마를 특화시키는 데 한 몫했다. 지난 2007년 시즌1을 시작으로 오는 11월 방송을 앞둔 시즌15까지 무려 9년간 시청자의 사랑을 받아온 '막돼먹은 영애씨' 같은 콘텐츠는 풍성함을 더한다.
무엇보다 성과는 브랜드 가치다. 콘텐츠에 대한 높아진 신뢰감은 충무로의 벽 마저 무너뜨렸다. 이른바 극장용 배우들까지 안방극장으로 끌어들인 것. 지상파도 쉽게 할 수 없었던 일이다.
이전에는 그래도 톱스타들에게 지상파 다음의 선택이었다면 이제는 톱스타들이 우선 순위에 두고 선택하는 채널이 됐다는 전언.
처음에는 '케이블 드라마'란 점에서 반신반의하던 분위기가 전환을 맞게 된 것은 스타작가와 PD의 유입 영향이 컸다. 신원호 PD, 김원석 PD 그리고 김은희 작가, 소현경 작가, 노희경 작가, 박지은 작가 등 실력 있는 스타 제작진들이 tvN 행을 택했다. 12월 2일 첫 방송 예정인 '도깨비'는 김은숙 작가의 차기작으로 의미있는 tvN 10주년 대미를 장식할 작품이 될 전망.
한 관계자는 "예전에는 아무리 tvN드라마가 잘 만든다고 하더라도 지상파보다는 못하지 않나, 란 분위기였다면 이제는 전혀 아니다. 오히려 우선 순위에 두고 선택학고자 한다. 특히 장르물 같은 경우는 지상파가 감히 따라갈 수가 없는 분위기가 됐다"라고 전했다.
다른 관계자는 "'시그널'의 김혜수를 보고 충무로와 안방을 오가는 롤모델로 잡는 후배들이 많아졌다. 김고은 같은 경우도 영화만 하는 배우로 고착화될 수 있었지만 '치즈인더트랩'으로 인해 드라마에서도 그 매력이 통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줬다. 아무래도 '영화 같은 드라마'를 만든다는 점이 드라마에 벽과 두려움이 있는 배우들도 흡수시키는 것 같다"라는 의견을 전했다.
한 드라마 제작사 관계자는 더 크게 CJ E&M이 만드는 콘텐츠가 방송사와 외주제작사, 시장 전체의 고착된 문제를 어느 정도 벗어난 구조라고 말하기도 했다. 다만 일각에서 제기하는 독과점 우려 문제는 풀어야 할 숙제인 것은 분명해보인다. / nyc@osen.co.kr
[사진] 각 드라마 포스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