흥행력과 연기력을 겸비한 20대 여배우의 최전선에 항상 심은경이 있었다. 아역 배우 시절부터 꾸준하게 연기를 해온 그는 ‘써니’와 ‘수상한 그녀’를 통해 아역이라는 타이틀을 떼어내고 배우로서 확실히 자리 잡았다. 하지만 이른 성공은 배우 심은경에게 행복만을 주지는 않았다.
심은경은 최근 진행된 영화 ‘걷기왕’ 관련 인터뷰에서 흥행에 대한 질문에 “‘수상한 그녀’ 이후로 흥행을 중요하게 생각했었다”며 “나는 잘 되어야 하는구나 하는 생각에 사로잡혀 있었다. 잘 되어야 한다는 생각 자체가 큰 오산이었다. 연기를 하면서 중심을 흔든 것 같다”고 솔직하게 답했다.
또한 심은경은 구체적으로 본인이 겪은 슬럼프에 관해서도 설명했다. 그는 “어릴 때는 마냥 연기하는 게 좋았고 행복했었다. 나이를 하나 둘 씩 먹고 연기라는 개념이 달라졌다. 연기에 대한 생각과 혼란이 내가 연기를 계속해도 되는 거겠냐는 질문까지 갔었다. 그러다 결국 내가 마음이 편해야겠구나. 내가 즐길 수 있어야 비로소 진가가 나타난다. 그게 초심이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설명했다.
배우로서 슬럼프를 이겨내는 과정에서 영화 ‘걷기왕’과 주변 사람들의 도움이 컸다. 그는 “‘걷기왕’을 찍으면서 많이 내려놨다. 연기로 부담을 느끼지 않고 편하게 찍어서 그런지 조급함이나 예민함을 많이 풀 수 있었다. 내가 좋아하는 일을 하면서 즐겁게 지낼 수 있는데 왜 이렇게 어딘가에 매어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주위 분들이 걱정을 많이 해주셨다. 회사 식구들과 부모님이 저를 많이 보살펴줬다. 모든 것을 깨닫고 뒤돌아보니까 내 편이 있다는 것이 느껴졌다. 그동안 내 편이 없다고 생각했었다. 너무 고맙고 미안한 마음이 많다”고 주변 사람들에 대한 감사함을 표현했다.
배우로서 많은 것을 내려놓고 변한 심은경이지만 여전히 걱정이 많고 고민도 많이 한다. 평소에는 혼자 카페에 가고 산책을 하는 시간을 즐긴다. 이제 22살이라는 나이가 믿어지지 않을 정도로 성숙하다. 그의 그런 고민과 생각들이 우리를 감탄하게 하는 연기를 탄생시킨 것이 아닐까.
“제가 평소에 고민이 많고 걱정이 많다고 생각한다. 이제는 나의 성격이니까. 걱정도 할 만큼 하고 고민도 끝까지 하자는 주의로 바뀌었다. 안 하면 더 스트레스받는다. 평소에도 혼자 있는 시간을 좋아한다. 산책하면서 음악을 듣고 걷는 것을 즐긴다”/pps2014@osen.co.kr
[사진] 최규한 기자 dreamer@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