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능 대부 이경규와 국민 MC 강호동이 23년만에 예능 프로그램에서 만났다. 첫 방송부터 난관에 봉착한 두 남자에게 누군가는 대박 나지 않을거라 했지만, 분명 지금까지 듣도 보도 못한 '대박 예능'의 탄생임에 틀림없다.
이경규와 강호동은 지난 19일 첫방송된 JTBC 예능 프로그램 '한끼줍쇼'를 통해 무려 23년만에 처음 의기투합했다. '한끼줍쇼'에 대해 제작진은 '정글과 같은 예능 생태계에서 국민 MC라 불렸던 두 남자가 저녁 한 끼를 찾아 떠나는 여정을 담은 다큐멘터리'라고 소개했다.
그리고 이경규와 강호동에게 대중교통을 이용해 망원동으로 가 일반 가정집에서 한끼 식사를 해결하라는 미션을 전했다. 이들에게 주어진건 1인당 4천원과 숟가락 뿐이었다.
등장하는 연예인이라고 해봤자 이경규와 강호동이 전부. 이들은 망원동을 찾아가는 과정과 가정집 초인종을 누르고 한 끼를 부탁하는 모습 등을 카메라에 담아내며 리얼 예능의 끝판왕을 보여줬다.
특히 강호동은 거듭 이경규와 스타일이 잘 안 맞는다는 것을 강조했다. 이경규는 강호동을 예능계로 이끌어준 스승이자 존경하는 선배다. 하지만 두 사람이 함께 예능 프로그램을 해본 적은 없었다. 강호동에게 이경규는 부담스러운 존재였기 때문. 분명 존경을 하기는 하지만 안 맞고 불편한 건 어쩔 수 없다고.
이런 강호동의 말처럼 이경규와 강호동은 촬영을 하는 내내 전혀 다른 진행 스타일을 보여줬고, 이는 곧 웃음을 유발했다. 버럭하는 이경규를 걱정했던 강호동은 시종일관 그와 티격태격하며 앞으로의 케미를 기대케 만들었다.
또 다른 웃음 포인트는 천하의 이경규도 주눅 들게 만드는 주민들의 반응이었다. 초인종을 누르고 "개그맨 이경규입니다"라고 자신을 소개한 이경규에게 돌아오는 말들은 "네?", "그런데요?"와 같은 무미건조한 말들이었다. 낯선 사람에 대한 경계심이 드러나는 대목이었다. 물론 이는 강호동 역시 마찬가지였고, 두 사람은 거듭된 실패에 고개를 숙일 수밖에 없었다.
누구나 다 안다고 자부할 수 있는 이경규와 강호동이기에 쉽게 성공할 수 있을 것 같았던 밥 한 끼 먹기는 세상 그 무엇보다 어려운 미션이었다. 결국 편의점에서 남은 돈을 사용해 여고생 두 명과 식사를 한 이경규와 강호동. 그들의 험난하지만 보는 사람은 재미있는 '대박' 여정은 이제부터 시작이다. /parkjy@osen.co.kr
[사진] '한끼줍쇼'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