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D 이경규가 양심냉장고의 주인공을 무려 20년만에 다시 찾았다. 추억이나 재미 그 이상의 감동을 안겨준 양심냉장고, 지금 이 시대에 꼭 필요한 예능임에 틀림없다.
이경규는 지난 19일 방송된 MBC에브리원 'PD 이경규가 간다'에서 정범균, 김종민, 유재환, 김주희, 한철우와 함께 도로 위 양심을 지키는 주인공을 찾아 양심냉장고를 선물했다.
이는 1996년 MBC '일요일 일요일 밤에-이경규가 간다'의 양심냉장고를 20년 만에 재현한 것으로, 이경규는 "요즘 많은 프로그램들이 웃음을 위주로 해서 공익적인 부분이 약한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요즘은 공익적인 부분을 필요로 하는 세상이 됐다"고 설명했다.
이경규는 "당시 '양심냉장고'를 통해 시대의 양심'이 됐다"고 농담처럼 말을 했지만, 그 당시 '양심냉장고'는 놀라운 영향력을 끼쳤다. 도로 위 정지선을 지킨다는 것, 꼭 해야 하는 일이었지만 그 당시만 해도 무시되기 일쑤였다. 하지만 '양심냉장고'가 방송이 되고 화제를 모으자 조금씩 의식이 개선됐고, 정지선을 지키는 이들도 늘어났다.
이날 20년 만에 탄생한 새로운 양심냉장고의 주인공 김종명 씨 역시 과거 양심냉장고를 보고 난 뒤 정지선을 지켜야한다는 의식을 가지게 됐다고 고백했다. 누가 보고 있지 않아도, 아무도 지나가지 않아도 빨간 불이기 때문에 당연히 정지선을 지킨 김종명 씨를 본 이경규는 오히려 "저에게는 행운이고 기획하길 잘했구나 싶어서 굉장히 뿌듯하다"며 고맙다는 인사를 전했다.
사람들과 차량 이동이 많은 번화가에서는 아직도 20년 전처럼 잘 지켜지지 않는 정지선. 분명 많은 것이 변했지만 여전히 어려웠던 양심냉장고 주인 찾기. '이경규가 간다'가 보여준 현실은 이 같은 공익적인 예능 프로그램이 또 얼마나 필요한가를 다시금 일깨워줬다. /parkjy@osen.co.kr
[사진] 'PD 이경규가 간다'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