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때 ‘국민 MC’라 불렸던 이경규와 강호동이 ‘한끼줍쇼’를 통해 다시 ‘국민 MC’ 타이틀을 되찾을 듯하다. 강호동의 말대로 왜 이제야 만난건지. 기대 이상의 ‘대박케미’가 탄생했다.
이경규와 강호동은 지난 19일 첫 방송된 JTBC 예능프로그램 ‘한끼줍쇼’를 통해 23년 만에 처음으로 호흡을 맞췄는데, 방송 내내 시청자들이 배꼽을 잡게 하는 두 사람의 극과 극 케미스트리와 시민들에게 굴욕을 당하는 이들의 모습이 배꼽을 잡고 웃게 했다.
두 사람은 이경규가 1993년 강호동을 연예계로 이끈 후 23년 만에 처음으로 한 프로그램에서 만났다. 이들은 시청자들이 봐도 스타일이 상당히 다른 MC다. 강호동은 항상 맏형으로서 동생들을 이끌었고 이경규는 단독 MC로 프로그램을 진행했는데 이번에 드디어 ‘한끼줍쇼’로 만난 것.
제작발표회에서 강호동은 이수근이, 이경규는 이윤석이 그립다고 했을 정도로 두 사람은 참 맞지 않은 스타일이었다. 그런데 서로 맞지 않다고 하는 지점에서 만들어지는 재미와 웃음의 정도는 대단했다.
이경규와 강호동이 의견이 일치하는 경우가 몇 번 없을 정도로 방송 내내 티격태격하는데 그렇게 웃길 수가 없었다. ‘한끼줍쇼’는 이경규와 강호동이 숟가락 하나만 들고 제작진이 정해진 동네를 찾아가 저녁 한끼 얻어먹는 프로그램인데, 밥 한끼 먹기까지의 과정이 시청자들을 폭소케 했다.
이날 첫 촬영지인 망원동까지 두 사람은 대중교통을 이용해 갔는데 이경규는 생각지 못한 굴욕을 당해야 했다. 시민들이 강호동에게 사진을 찍자고 했지만 ‘예능 대부’ 이경규에게는 사진 한 장 찍자고 하지도 않았고 한 시민은 이경규에게 ‘박영규’라고 부르는 등 첫 촬영부터 험난했다.
망원동에 도착해서는 두 사람의 극과 극 성향이 뚜렷하게 보였다. 최근 ‘소녀 감성’에 빠진 강호동은 골목길을 걸으며 가정집들을 보고 “문학적이다”라며 감탄했지만 이경규는 전혀 동요하지 않았고 강호동은 리액션 좀 해달라고 ‘리액션 구걸’을 했다. 서로의 관심사도 달랐다. 강호동은 풍선덩굴을 보고 한없이 감탄했는데 이경규는 감나무를 바라보는 등 각자 진행하는 모습에 웃지 않을 수가 없었다.
강호동은 그간 동생들에게 하듯 이경규를 대하지 못하고 이경규는 에너지 넘치는 강호동의 진행에 따라가지 못하는 등 너무나도 다른 두 사람의 케미가 쉴 틈 없이 웃음을 선사했다.
이에 ‘한끼줍쇼’는 첫 방송 시청률이 무려 2.822%(닐슨코리아, 전국유료방송가구 기준)를 기록했다. JTBC 예능프로그램 첫 방송 시청률로는 가장 높은 수치다. 그만큼 두 사람의 조합에 대한 기대가 높았다는 것을 증명하기도 한다.
‘한끼줍쇼’는 이경규와 강호동은 ‘전(前) 국민 MC’로 소개했지만, 이날 첫 방송부터 환상의 케미스트리를 보여준 두 사람. ‘한끼줍쇼’를 흥행으로 이끌며 다시 ‘국민 MC’의 명성을 되찾아올 것으로 기대된다. /kangsj@osen.co.kr
[사진] JTBC ‘한끼줍쇼’ 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