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쇼핑왕 루이'가 아니라 '연기왕 인국'이다.
서인국을 차세대 만능엔터테이너라고 부르고 싶다. 가창력과 연기력 고루 겸비한 그는 리얼리티 프로그램에서도 다재다능한 끼를 드러내곤 하는데 매번 놀라울 정도로 성장하고 새로운 모습을 보여준다.
요즘 한창 평일밤을 달구고 있는 서인국의 MBC 수목드라마 '쇼핑왕 루이'를 보면 어쩜 그렇게 능청맞은 표정 연기와 귀여운 말투를 선보일 수 있는 것인지 신기할 따름이다. 허세 가득한 재벌 3세 루이가 하루 아침에 기억을 잃고 이른바 '잉여인간'으로 전락했는데, 주변 사람들에게 빌붙어 귀찮게 하는 그의 모습이 얄밉지 않고 되레 귀엽다.
무엇보다 극의 주된 스토리인 달달한 로맨스를 제대로 살리고 있어 한층 관심이 간다. 자신만의 매력을 가득 담아 어디서도 볼 수 없는 '新 멍뭉이' 캐릭터를 탄생시켰다는 시청자들의 반응이다. 루이(서인국 분)가 좋아하는 고복실(남지현 분)을 바라보는 눈빛은 세상에서 가장 로맨틱한 남자다.
바로 전작 '38 사기동대'에서 뇌가 섹시한 사기꾼 캐릭터였는데 채 3개월도 안 된 시점에 180도 다른 모습으로 시청자들을 홀리고 있다. 배우가 여러 인물을 연기하는 게 당연한 일이지만 서인국 만큼 빠른 시간 안에 새로운 모습을 보여주는 사람도 많지 않을 것 같다.
오디션을 통해 가수로 데뷔해 배우로서 첫 발을 내딘 작품은 드라마 '응답하라 1997'. 연기가 처음이었음에도 그의 깊은 눈빛과 감정 연기는 선배 배우 못지않게 훌륭했다. 모든 사람들의 보는 눈은 같았다.
이 드라마를 시작으로 순수한 고등학생인 동시에 냉철하면서도 차가운 대기업 본부장 역의 '고교 처세왕', 광해군을 연기한 '왕의 얼굴', 어릴 적부터 트라우마를 간직한 프로파일러 역의 '너를 기억해'까지 비슷한 캐릭터 없이 늘 변신에 변신을 거듭해왔다.
서인국을 향해 이제는 히트 제조기라는 말이 나오고 있다. 어느 하나에 국한된 모습이 아닌 변신에 변신을 거듭하기 때문에 믿고 볼 만하다는 것. 이번 '쇼핑왕 루이'를 마친 그가 다음 작품에서는 어떤 캐릭터로 대중을 휘어잡을지 궁금하다./ purplish@osen.co.kr
[사진] MBC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