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미디TV '맛있는 녀석들'에는 '쪼는 맛'이 있다. 네 사람 중 한 명이 벌칙에 걸리게 되면 먹지 못하는 것. 실제로 '쪼는 맛'에 당첨된 이는 녹화 내내 쫄쫄 굶게 된다. 김준현, 유민상, 문세윤, 김민경은 이 '쪼는 맛'의 추억을 "거지 같다"고 표현했다.
◆"카메라 꺼져도 절대 안 먹어요"
"녹화 때 더 맛있게 먹으려고 전날 저녁을 일찍 먹거든요. 그리고서 녹화 당일 아침까지 안 먹고 오니 공복 상태죠. 그런 상황에서 쪼는 맛에 걸리면 충격적이에요. 나는 아니겠지 하는 마음으로 녹화장에 오죠. 그러다가 걸리면 돌아버려요. 정말 더러운 기분이죠(김준현)."
"두 번째 맛집에서도 못 먹게 되면 정말 열받아요. 다들 너무나 맛있게 먹으니까요. 제가 유난히 자주 걸리는 것 같아요. 정말 서럽죠. 엄마가 막 생각나고요. 두 번 연속 못 먹게 돼 운 적도 많아요(김민경)."
"카메라 꺼져도 절대 안 먹어요. 왠지 자존심이 상하는 일이거든요. 일본 순사한테 머리 숙이는 기분처럼 치욕스러운 느낌이죠. 제주도에서 쪼는 맛에 걸려서 엄청난 한 입을 먹었던 적이 있어요. 고기였는데 두 번 다시 없을 한 입이었죠. 진짜 맛있더라고요(문세윤)."
"처음에는 쪼는 맛도 복불복이었잖아요. 작은 숟가락이 걸릴 때도 있으니까. 그 경험은 두어 번 저만 했네요. 두 번 연속 못 먹는 경우도 두 번 정도 있었고요. 김준현은 한 번도 없다는데 먹을 복을 타고 났나 봐요(유민상)."
◆"정준하 뛰어넘는 먹방 하고파"
브라운관 속 네 사람이 먹고 있는 것만 봐도 배가 부르다는 시청자들이 많다. 하지만 그들 역시 맛없는 음식을 만난 적도 있었다. 그러나 프로는 프로인 셈. '김프로' 김준현, '문선생' 문세윤, '이십끼형' 유민상, '김장군' 김민경은 1년 9개월째 '먹방'의 새 역사를 쓰고 있다.
"원래 닭발 곱창 이런 것들은 안 먹었는데 '맛있는 녀석들' 덕분에 먹게 됐어요. 그래서 제가 먹는 걸 보면 주변 분들이 편하게 먹을 수 있는 거라고 생각하더라고요(김민경)."
"우리가 안 먹어 본 게 뭐가 있을까 싶어요. 앞으로 해외에 있는 특이한 음식도 먹어 보고 싶어요. 중국 길거리 음식 같은 현지 음식이요. 맛있겠죠?(유민상)."
"맛없는 것 먹고 리액션하기 힘들어요. 그래서 우린 리얼한 편이죠. 배가 너무 불러도 다른 음식을 보면 또 들어가기 마련이죠. 너와 내가 아닌 우리니까 가능한 일이에요. 동료들이 있으니 계속 먹을 수 있는 거죠(문세윤)."
"정준하 선배가 우리 때문에 '식신로드'가 없어졌다고 툭 얘기하더라고요. '식신원정대'부터 '식신로드'까지 10년간 '먹방'을 했다던데 저희가 그걸 넘기고 싶어요. 누가 먼저 세상을 떠나더라도 유쾌하게 상갓집에서 육개장 특집을 해 보면 어떨까요?(김준현)." /comet568@osen.co.kr
[사진] 최규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