넘쳐나는 '먹방' 홍수시대. 하지만 코미디TV '맛있는 녀석들'은 어딘가 다르다. 맛집을 소개하는 포맷이 아니라 그저 김준현, 유민상, 문세윤, 김민경이 먹는 걸 지켜보고 있는데도 '꿀잼'이다. 식욕 자극은 보너스.
'맛있는 녀석들'은 '먹어본 자가 맛을 안다'는 취지 아래 더 맛있게 먹는 '먹방'을 선사하고 있다. 안방 시청자들은 네 사람이 먹는 걸 보며 대리만족을 느끼는 셈. '맛있는 녀석들'이 다른 '먹방'과 차별화 된 무기를 가진 이유가 여기 있다.
◆"'맛있는 녀석들' 덕분에 살쪘어요"
지난 13일, 일산 모처에서 김준현, 유민상, 문세윤, 김민경을 만났다. 3시간에 걸쳐 어죽을 푸짐하게 먹은 뒤 2차로 쌈밥을 먹기 전 네 사람을 마주했는데 인터뷰 역시 푸짐했다. 이들 넷의 '케미'는 역시나 빛났다.
"'먹방'이 많이 사그라든 요즘인데 우리는 더 세게 먹고 있죠. 이렇게까지 먹을 줄은 몰랐죠? 먹는 게 무슨 차이가 있겠냐만 우리처럼 신 나게 먹을 줄은 다들 몰랐을 거예요. 꾸밈없는 '먹방'이 시청자들에게도 통한 듯 싶어요(김준현)."
"저희는 방송이라 생각하지 않고 그냥 우리끼리 맛있는 식사를 하는 거예요. 그걸 카메라가 찍고 있을 뿐이죠. 다듬어지지 않은 야생 먹방이 '맛있는 녀석들'의 무기죠. 김준현과 유민상은 원래 대단했고 저화 김민경은 배우고 있는 과정이죠(문세윤)."
"벌써 1년 9개월째 프로그램이 살고 있어요. 파일럿 때엔 몇 주 가겠나 싶었는데 정규 편성 되고 나서 우리끼리 행복하게 먹으니까 통했나 봐요. 워낙 먹방 채널이 많은데 우린 꾸밈없이 먹으니까요(유민상)."
"한 입만 벌칙이 있잖아요. 그게 짤방으로 돌아다니면서 더 많이 웃어주시는 것 같아요. SNS에 많이 보이더라고요. 저 같은 경우에는 입맛이 많이 바뀌었어요. 못 먹어 본 음식이 많았는데 덕분에 다양한 입맛을 갖게 됐답니다(김민경)."
◆"우리가 조작 방송이라고요? 하하"
'맛있는 녀석들'은 네 사람이 맛집을 찾아가 '더 맛있게 먹는 법'을 공유하고 시청자들에게 알려주는 포맷이다. 네 사람이 평소 즐겨 먹는 '꿀팁'이나 작가들과 아이디어 회의에서 만든 특별한 레시피로 맛있는 음식을 더 맛깔나게 포장한다.
"'맛있는 녀석들'을 하면서 4~5kg 살찌긴 했어요. 하지만 돼지 기준에서 그 정도야 뭐(웃음). 평소보다 오늘 더 맛깔나게 먹을 수 있다는 생각으로 열심히 먹고 있답니다(문세윤)."
"닭볶음탕에 우동사리, 양념게장에 우동사리 넣어서 먹는 팁은 평소에도 종종 해 먹어요. 비빔냉면 먹고 육수 부어서 달걀 흰자로 씻어먹기도 그렇고요. 그렇게 먹으려고 일부러 냉면집에 찾아간 적도 많죠(김준현)."
"가장 많이 먹었을 때는 청국장이랑 탕수육 특집요. 진짜 바지 지퍼 열고 먹었죠. 김치찜이랑 삼겹살 때에도 많이 먹었고요. 오리백숙 때엔 야외라서 배부르고 시원하니 누워 잤죠. 재첩국 때처럼 카메라 꺼지고 더 먹는 경우도 많답니다(유민상)."
"치킨 특집 때엔 조작 방송이라고 하더라고요(웃음). 방송에선 6마리 먹었다고 했는데 사실 11마리였죠. 맛있으니까 먹는 거예요. 기본적으로 제작진이 맛집을 잘 찾아주거든요. 저희도 맛없으면 당당하게 남기고 나온답니다(김민경)."
◆"갈비에 족발까지 모두가 꿀맛"
지난해 1월 30일부터 전파를 탄 '맛있는 녀석들'이다. 네 사람이 찾아다닌 맛집만 해도 100여 곳이 넘는다. 무슨 음식이든 맛있게 먹었던 네 사람에게 최고의 맛집은 어디였을까? 이 질문을 던지니 네 사람의 표정이 굉장히 심각해졌다. 어디 하나 쉽게 꼽기 힘든 순간이기 때문이다.
"전 고등어 김치찜요. 실시간 검색어에 오를 정도로 가게가 인기를 끌기도 했죠. 저랑 사장님은 정말 관계가 없는데 제가 매번 그 집을 맛집으로 꼽거든요. 따로 두어번 더 다녀왔고요. 양세형은 줄 서서 먹고 왔대요(문세윤)."
"저 같은 경우는 안 먹어 본 음식이 참 많았어요. '맛있는 녀석들'이 아니면 못 먹을 것 같은 음식도 많았고요. 개인적으로 막창의 맛이 기억에 남아요. 그 전엔 안 먹어봤었는데 계속 찾아 먹게 되더라고요(김민경)."
"전 정말 다 맛있었어요. 꼭 하나만 꼽으라면 족발집요. 제가 딱 좋아하는 기교없이 담백하게 맛있는 족발이었거든요. 아 그리고 하나 더요. 전주에서 먹은 물갈비는 정말정말 맛있었답니다. 동치미 국물도 엄청 많이 먹었고요(김준현)."
"저는 문래동에서 먹은 돼지갈비요. 진짜 맛있더라고요. 여기저기 추천하고 있어요. 칼국수 집 옆에 있는데 정말 꿀맛이었어요. 그거 먹고 옆집 칼국수를 후식으로 먹으면 환상적이죠(유민상)." (인터뷰②에서 계속) /comet568@osen.co.kr
[사진] 최규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