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수목드라마 ‘쇼핑왕 루이’가 기분 좋은 반란을 일으키고 있다. 첫 방송에서 동시간대 꼴찌로 출발했던 이 드라마는 이제 2위를 넘어 1위 SBS ‘질투의 화신’까지 저격하고 있다. 방송 시작 전 큰 기대를 받지 못한 드라마이기에 신선한 시도로 안방극장을 사로잡고 있는 ‘쇼핑왕 루이’의 기적 같은 행보가 기특하기까지 하다.
‘쇼핑왕 루이’가 또 다시 자체최고시청률을 경신했다. 지난 달 21일 첫 방송에서 닐슨코리아 전국 기준 5.6%로 출발한 이 드라마는 지난 13일 방송된 7회에서 10%를 기록하며 처음으로 두자릿수 시청률에 올라섰다. 그리고 9회가 방송된 지난 14일 10.7%로 다시 자체최고시청률을 갈아치웠다. 동시간대 방송된 SBS ‘질투의 화신’이 11.8%를 기록, ‘쇼핑왕 루이’와의 격차가 1.1%포인트밖에 나지 않다. 충분히 왕좌의 주인공이 바뀔 수 있는 가능성이 있는 것.
‘쇼핑왕 루이’의 이 같은 시청률 급상승은 아무도 기대하지 않았다. 이 드라마는 기억을 잃어버린 재벌 3세 루이(서인국 분)과 루이를 거둬 키우는 고복실(남지현 분)의 이야기다. 마치 세상 물정 모르는 대형견인 루이의 귀여운 매력과 복실의 순수하고 해맑은 매력이 보고만 있으면 흐뭇하다. 두 사람이 알콩달콩 쌓아가는 감정은 흔히 말하는 다소 유치하면서도 자연스럽게 위안이 되는 요소가 있다. 자극적인 요소가 없는 청정 전개인데 통통 튀면서 산뜻하게 그리는 게 이 드라마의 강점이다.
배우들의 매력이 잘 살아나고 있다. 캐릭터와 이야기가 재밌는데 이를 소화하는 배우들의 열연이 호평을 받고 있다. 어느덧 믿고 보는 배우가 된 서인국의 귀여우면서도 사랑스러운 표정과 섬세한 감정 연기는 그동안 가지고 있었던 지상파 드라마 시청률 잔혹사를 끊어버리는데 문제가 없었다. 사실상 지상파 드라마 첫 주연을 맡은 남지현은 안정적인 연기로 시청자들을 끌어당기고 있다.
중반이 되면서 두 사람을 둘러싼 갈등이 휘몰아치고 있어 흥미를 자극한다. 초반 탄탄하게 감정선을 잡아왔던 드라마인지라 갈등이 시작된 후 몰입도가 더 높아졌다. 지난 해 이맘때 시청률 역주행 신화를 썼던 ‘그녀는 예뻤다’와 같은 그림을 ‘쇼핑왕 루이’가 만들고 있다. 방영 전 큰 기대작이 아니었지만 선전을 하며 작품이 좋으면 시청자들은 본다는 것을 다시 한 번 보여주고 있는 ‘쇼핑왕 루이’. 이제 수목드라마 시청률 1위를 향해 맹렬히 달려갈 기세를 마쳤다. / jmpyo@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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