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손남원 연예산책] 할리우드 흥행 보증수표라는 톰 행크스도 유해진의 '빵야빵야' 총알 세례에 무릎 꿇었다. 그가 주연한 한국영화 코미니 '럭키'는 할리우드 블록버스터 '인페르노'를 제치고 올 가을 박스오피스 선두를 질주중이다.
'럭키'의 흥행 돌풍은 영화계 안에서조차 예상 밖이고 기대 이상이었다. 지난 13일 막을 올린 이 영화는 개봉 이후 단 하루도 1위 자리를 내주지 않고 있다. 매출액과 좌석, 관객 점유율 등 영화 흥행의 3가지 지표에서 모두 압도적인 우위를 점하는 중이다.
영화관입장권 통합전산망 집계에 따르면 '럭키'는 지난 22일 하루동안 전국 29만 72218명의 관객을 모아 박스오피스 독주를 이어갔다. 누적 관객수는 개봉 2주차 주말에 앞서 벌써 317만명 수준. 손익분기점을 넘어선지는 오래고 올해 개봉영화 가운데 최다 관객은 힘들지언정 최고 수익률을 올릴 가능성이 점차 높아지고 있다.
개봉이 한 주 늦었던 톰 행크스 주연의 '인페르노'를 3배 차 이상으로 앞서가는 것도 '럭키'의 파워를 가늠케하는 대목이다. 이날 '럭키' 매출 점유율은 63.8%에 달한 반면 '인페르노'는 17.5%에 불과했다. 이로써 당분간 '럭키'의 흥행을 막을 상대는 없을 전망이다.
'럭키'는 성공률 100%, 완벽한 카리스마의 킬러가 목욕탕 키(Key) 때문에 무명배우로 운명이 바뀌면서 펼쳐지는 이야기를 그린 코미디 수작이다. 피와 살이 튀고 뼈가 발리는 누아르 잔혹극들이 판치던 국내 극장가에서 욕설 한 마디 없는 순수 코미디를 들고나와 대성공을 거뒀다. 물론 그 중심에는 혼자 북 치고 장구 치며 객석을 웃음 바다에 빠뜨리는 연기력 100% 충전의 유해진이 버티고 섰다.
유해진은 한국 관객들에게 설명이 필요없는 연기파 배우다. 주 조연을 떠나서 지난 20년간 충무로의 특급 신스틸러로 한결같은 모습을 보이고 있다. 최근에는 나영석 pd의 인기 예능 '삼시세끼' 어촌편에 차승원과 함께 출연, 참바다씨란 애칭까지 얻으며 시청자들을 그의 매력에 푹 빠뜨리는 신통방통한 재주를 펼치는 중이다.
재미있는 사실은 그가 MBC 주말 간판예능 '무한도전'의 '못친소(못생긴 친구를 소개합니다)' 코너에서 두 번이나 초대받았을 정도로 참한(?) 용모를 인정받았다는 사실이다. 대한민국 관객이나 시청자들이 깍아지른 듯한 송중기 박보검 스타일의 외모뿐 아니고 유해진처럼 연기 내공과 내면의 아름다움을 갖춘 배우들에도 반한다는 사실을 이번 '럭키' 흥행으로 입증한 셈이다. / mcgwire@osen.co.kr
[사진] '럭키' 스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