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 교양프로그램 ‘순간 포착 세상에 이런 일이’에 출연한 신경섬유종 환자 심현희 씨를 위한 후원이 폭주하고 있다. 심 씨를 돕기 위해 십시일반 돈을 모으는 이 땅의 마음 따뜻한 이들이 있기에 ‘그래도’ 아직은 살만한 세상이라는 뭉클한 감동이 일어나고 있다.
‘세상에 이런 일이’는 지난 20일 방송에서 신경섬유종을 앓고 있어 바깥 출입이 어렵고 위험성이 있는 수술할 형편이 안 되는 심 씨와 그의 가족들이 출연했다. 어머니 역시 피부 질환을 심각하게 앓고 있는 가운데, 심 씨는 이목구비가 구분이 되지 않고 음식을 먹지 못할 정도로 피부가 늘어져 있었다. 그의 안타까운 몸상태, 넉넉하지 않은 생활 형편은 시청자들을 눈물 짓게 했다. 제작진은 방송 직후 SBS 나노펀딩과 밀알복지재단, 네이버 해피빈이 함께 하는 후원 계좌를 공개하며 온정의 손길을 부탁했다.
가히 폭발적이었다. 지난 21일 하루 동안 심 씨에 대한 관심과 후원의 발길이 끊이지 않았다. 22일 밀알복지재단이 꾸리는 심현희 씨 후원 페이지에 따르면 22일 오전 10시 현재 4억 2,721천 3,151원의 후원금이 마련됐다. 당초 3,000만원이 목표였지만 이를 훌쩍 넘어 방송 이틀 만에 4억원을 돌파했다.
소시민들이 만든 기적이다. 불과 3일 만에 벌어진 일. 앞으로 더 많은 후원금이 쌓일 것으로 보인다. 응원의 목소리도 끊이지 않고 있다. SBS 시청자 게시판과 후원 홈페이지에는 심 씨의 건강 회복을 바라는 응원 글이 쏟아지고 있다. 또한 후원금이 심 씨에게 재대로 전달돼야 한다는 감시의 시선도 존재한다.
SBS 역시 이 같은 우려를 잘 알고 있다. 나도펀딩은 홈페이지에 개인 계좌를 공개하지 않고 재단을 통해 간접적으로 후원하는 이유에 대해 행여나 발생할 부작용을 걱정하기 때문이라고 했다. 관계자는 “또 한 번에 들어온 큰 후원금을 당사자들이 체계적으로 사용하지 못해 오히려 후원했던 바람과 기대에 어긋나게 부작용이 발생한 경우도 많았다”라면서 “게다가 심현희씨는 한번의 치료로 완치될 수 있는 게 아니라 지속적인 치료가 필요하다. 생활비와 수술비 등의 사용계획을 장기적으로 체계를 잡아서 지원을 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너무나 소중한 후원금임을 잘 알기에 후원금이 심현희씨를 위해 가장 요긴하게 적합하게 쓰일 수 있도록 전문가들과 함께 지원 계획을 수립할 예정”이라고 후원금을 투명하고 바르게 사용하겠다고 약속했다.
방송의 순기능이 제대로 작용한 사례가 됐다. 방송 전에 심 씨의 수술도 확정됐다. 병원의 도움 속 심 씨의 귀 혹 일부를 제거하는 수술 계획을 잡고 있다. 박진용 PD는 OSEN에 많은 관심에 감사 인사를 전하며 “우리 역시 현희 씨의 이야기를 계속 취재해서 시청자들에게 알릴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우리 프로그램은 평범한 이웃들의 특별한 삶을 살고 있는 사연이 주제”라면서 “그러다 보니 어려운 환경에 놓인 분들을 다루기도 한다. 이번에 현희 씨를 통해 이런 아픔이 있는 분들을 생각하는 계기가 된 것 같아 뿌듯하다”라고 ‘세상에 이런 일이’의 기획 의도와 감명 깊은 제작 방식을 전해왔다. / jmpyo@osen.co.kr
[사진] SBS 제공, '세상에 이런 일이' 방송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