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 기다렸다. 지난 해부터 예고된 ‘무한도전’의 우주 특집이 암흑 적응 훈련으로 시청자들을 만났다. 러시아 우주센터로 가기 전 첫 발이었다. '지구 최강 겁쟁이들'인 멤버들은 제작진에게 또 당했다.
22일 방송된 MBC 예능프로그램 ‘무한도전’은 10주년 특집으로 기획된 우주 특집이 베일을 벗었다. 특집 이름은 ‘그래비티’였다. 멤버들은 안대를 쓴 채 영문도 모른 채 끌려와야 했다. 시작은 유재석이었다.
암흑이었다. 유재석은 정면에 보이는 불빛을 따라가라는 안내에 당황했다. 아무 것도 보이지 않는 가운데 제작진이 마련해놓은 장애물에 유재석은 헛웃음을 지었다. 유재석은 “이건 또 뭐야”를 연신 외쳤다.
오랫동안 준비한 우주 특집의 시작은 ‘무한도전’다운 장난기 섞인 사전 훈련이었다. 제작진은 우주에서 일어날 수 있는 돌발상황을 대비한 암흑 적응훈련이었다고 설명했다. 유재석은 제영재 PD의 멱살을 잡아당기고 자신이 당한 끈끈이 쥐덫에 밀어넣으며 사소한 복수를 했다.
정준하는 예상대로 과한 호들갑으로 웃음을 안겼다. 제작진이 장난처럼 마련한 암흑 적응 훈련이었지만 본격적인 우주 훈련을 앞둔 재기발랄한 구성으로 시청자들을 즐겁게 했다. 멤버들의 허탈해하는 모습과 제작진의 뻔뻔한 장난은 큰 웃음을 안겼다. 하하는 겁쟁이답게 땀을 흘렸다. 이 겁쟁이들이 앞으로 어떻게 우주 훈련을 받을지가 걱정 혹은 기대가 됐다.
‘무한도전’은 러시아 가가린 우주센터에서 3박4일간의 우주 훈련을 마치고 22일 귀국했다. 본격적인 훈련은 아직 공개되지 않은 상태. 수년 전부터 준비하고, 앞으로 진짜 우주 비행선을 타기 전 준비하는 과정인 우주 특집이 본격적으로 안방극장을 찾는다.
이날 지난 1월 ‘행운의 편지’ 특집에서 생긴 벌칙 수행 시간인 ‘우린 자연인이다’가 방송됐다. 정준하가 박명수에게 안긴 ‘자연인 박명수’와 박명수가 떠넘긴 ‘몸종 정준하’가 공개됐다. 박명수는 속세를 벗어난다는 의미로 아끼던 디제잉 장비를 1000원에 고물상에 팔았다. 100만 원 넘게 들어 산 물건이었다.
두 사람은 전기도 들어오지 않는 강원도 두메산골에서 자연인과 몸종으로 살아갔다. 긴 가발을 쓰며 상황극을 만들어 웃음을 자아냈다. 박명수는 정준하를 끝도 없이 구박했고, 정준하는 분노를 참아가며 몸종 생활을 이어갔다. 이윽고 유재석, 하하, 양세형, 광희 등 다른 멤버들도 자연인을 체험한다는 설정을 가세했다. 멤버들은 천연덕스럽게 상황극을 펼쳤다. ‘무한도전’의 장기가 발휘됐다. / jmpyo@osen.co.kr
[사진] ‘무한도전’ 방송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