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게 정말 우주 훈련이라니, 믿을 수가 없지만 설득력은 있었다. 고통스러운 특집이 아니라고 선을 그었던 김태호 PD의 말대로 미지의 세계인 우주를 조금 더 편안하게 접근하는 특집이었다. ‘무한도전’이 장난기가 가미된 우주 적응 훈련으로 우주 특집을 본격적으로 시작했다.
지난 22일 방송된 MBC 예능프로그램 ‘무한도전’은 ‘그래비티’라는 제목으로 우주 특집을 안방극장에 내놓았다. 지난 해 10주년 특집으로 기획했다가 일정상의 이유로 올해로 미뤄진 우주 특집. 수년 전부터 제작진은 민간 우주선 개발 업체와 손을 잡고 성층권을 둘러보는 도전을 기획했다. 개발 허가가 늦어졌고, 제작진은 대신 중간 단계로 러시아 가가린 우주센터에서 멤버들이 비행기에서 무중력 훈련을 하는 모습을 먼저 담기로 했다.
22일 방송은 러시아로 떠나기 전 국내에서 암흑 적응 훈련을 하는 모습이 담겼다. 멤버들은 제작진이 마련한 암흑과 장애물에 당황하면서도 우주 적응 훈련이라는 말에 헛웃음을 지으며 믿지 못했다. 허나 실제로 암흑 훈련은 존재했고 제작진이 장난처럼 기획했지만 우주 특집을 시작하기 전 첫 발을 재기발랄하게 뗀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었다.
무엇보다도 우주 특집이 지난 해부터 예고되면서 기대와 함께 우려가 있었던 것이 사실이다. 제작진이 그려놓은 밑그림이 베일에 가려져 있었기 때문에 극한의 도전을 하는 것이 아니냐는 멤버들이 혹사하는 것이 아니냐는 걱정의 시선이 있었다. 김태호 PD는 최근 OSEN과의 인터뷰에서 이 같은 우려에 대해 “우주 훈련이 고통스럽고 힘든 과정은 아니다”라면서 “멤버들이 이번에 탑승하는 비행기는 무중력 체험을 하는 비행기다. 어떻게 보면 큰 화물인데 급강하하면서 자연스럽게 무중력 상태가 된다. 멤버들이 그 속에서 적응하고 임무를 수행하는 도전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언젠가 실제 민간 우주선 개발이 성공해 멤버 중 한 명이 탑승하게 된다고 해도 우주라는 미지의 세계를 둘러보는 진귀한 기회가 될 것이라고 극한 도전이 되진 않을 것이라고 예고했다. 그의 말대로 ‘그래비티’의 시작은 멤버들조차도 “이게 진짜 훈련이냐?”라고 어리둥절해 할만큼 큰 어려움이 없어 보였다. 물론 러시아 우주센터에서 받는 훈련은 좀 더 험난할 수 있겠지만 말이다.
‘무한도전’은 11년간 방송을 이어오며 제작진에게 호되게 당하는 멤버들의 모습이 웃음을 안겼다. 늘 크게 놀라는 ‘지구 최강 겁쟁이들’은 제작진에 대한 불평과 불만을 쏟아내고, 이 예능 갈등 장치는 시청자들을 웃게 했다. 평균 이상의 겁쟁이인 멤버들이 당황해 어쩔 줄 몰라하는 모습은 앞으로 러시아에서 이들이 훈련을 받으며 보여줄 반전 혹은 감동이 안길 쾌감을 더 높이는데 일조했다. / jmpyo@osen.co.kr
[사진] ‘무한도전’ 방송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