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렇게 솔직한 여배우인 줄 몰랐다. 공주병을 앓았다는 과거부터 현재의 고민까지 거침없이 고백한 황우슬혜 덕분에 '아는 형님'이 더욱 재미있어졌다.
황우슬혜는 지난 22일 방송된 JTBC 예능 프로그램 '아는 형님'에 슈퍼주니어 규현과 함께 전학생으로 출연했다. 현재 tvN 월화드라마 '혼술남녀'에서 황진이 교수로 출연하고 있는 황우슬혜는 극 중에서 췄던 젝스키스의 '로드파이터' 춤을 완벽하게 소화해내 눈길을 모았다.
하지만 이는 전초전이었다. "샵을 가지 않을 때는 머리를 3일에 한 번 감는다", "공주병이 심했다. 거울이랑 말도 했다. 완전 재수 없었다. 황재수였다", "남자가 재혼이라도 상관없다" 등 자신의 생각과 과거를 솔직하게 고백하는 동시에 자신에게 호감을 드러내는 서장훈과 핑크빛 기류를 형성, 풍성한 웃음을 안겼다. 그 중에서도 눈길을 끈 건 발음에 대한 고민이었다.
황우슬혜는 "내가 혀는 진짜 긴데 말을 할 때 발음이 안 좋아진다. 또 말을 하면 어눌해 보인다. 발음 안 좋다는 소리 되게 많이 듣는다"며 "그래서 2년 동안 노력하려고 한다"고 고백했다. 농담처럼 툭 던져진 "나 진짜 똑똑한 역할 할 것"이라는 말 속에는 그간 황우슬혜가 배우로서 했을 고민의 크기가 담겨져 있다.
발음으로 인해 이미지가 고착화되다 보니 다양한 역할을 맡을 수가 없었다는 것. 분명 쉽게 꺼내놓기 힘든 고민이자 과제였음에도 불구하고 황우슬혜는 이를 너무나 솔직하게 털어놓는 동시에 멤버들의 장난도 아무렇지 않게 받아들이며 의지를 다졌다.
황우슬혜는 2008년 영화 '미쓰 홍당무'로 데뷔한 후 '과속스캔들', '폭풍전야', '장수상회', 드라마 '기분 좋은 날', '위대한 조강지처' 등 스크린과 브라운관을 종횡무진하며 남다른 존재감을 뽐내왔다. 최근에는 '혼술남녀'를 통해 미운 듯 밉지 않은 황진이를 맛깔스럽게 연기하며 시청자들의 사랑을 한 몸에 얻고 있다.
분명 황우슬혜가 언급한대로 발음의 아쉬움은 있지만, 깊이감 있는 감정 연기와 웃음 유발하는 코믹 연기는 이 같은 단점을 잊게 할 정도로 탁월하다는 평가다. 그럼에도 자신의 단점을 정확하게 꼬집으면서 스스로 이를 극복하겠다고 다짐할 줄 아는 여배우, 황우슬혜가 앞으로 계속해서 보여줄 배우로서의 성장이 기대가 되는 순간이다. /parkjy@osen.co.kr
[사진] '아는 형님'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