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N 'SNL코리아'의 인기코너를 꼽자면 단연코 '3분' 시리즈다. '3분 남친'으로 시작해 '3분 애인'(2PM), '3분 누나'(남보라), '3분 썸녀'(이선빈), '3분 여동생'(I.O.I), '3분 연하남'(김민석), '3분 아빠'(이경규) 등 그 확장성도 다양했다.
'SNL코리아'에 '3분' 시리즈 첫 발을 내디뎠던 이는 에릭남이 호스트로 나섰던 때다. 'SNL'의 야외 VCR콩트 연출을 책임지는 박수원 PD는 OSEN과의 인터뷰에서 "'3분' 시리즈는 고정을 염두에 두고 만들었던 코너는 아니었다. 호스트인 에릭남이 워낙 예의바르고 매너 좋은 이미지가 각인된 사람이니, '남자짓' 하는 것을 보고 싶었다. 그때 처음 '3분' 시리즈가 나왔는데, 반응이 너무 좋아서 이후 고정 코너로 자리매김했다. 아이오아이 때는 정말 큰 반응을 얻기도 했다"고 밝혔다.
다만 예상외로 오래 끌어온 작업으로 인해 최근 고민은 늘었다. 박 PD는 "뭔가가 드러났을 때 확실히 웃겨야 한다. 뒤로 가면서 그게 더 강해져야 하는데, 사람들이 먼저 눈치채진 않을까 고민을 많이 한다. 아이디어를 짜는 게 솔직히 점점 더 힘들어진다"고 속내를 털어놨다.
박수원 PD는 자신이 연출했던 야외물 중 인상 깊었던 콩트로 호스트 이하늬 편에 특별출연한 이한위를 꼽았다. 엽기적인 뮤직비디오 '레드카펫'에 깜짝 등장했던 이한위는 비슷한 이름으로 자신을 방해한 이하늬를 제거해 큰 웃음을 안겼다. 진지한 모습으로 노래하고 춤추는 이한위의 모습과 "다음 타깃은 보니하니"라고 말하는 장면은 방송 이후에도 SNS를 통해 큰 이슈가 됐다.
박 PD는 "이한위 씨가 정말 열심히 하셨다. 사실 제작진은 너무 짧은 분량에, 춤까지 소화하게 해야해서 눈치를 봤던 게 사실이다. 그래서 대충 큰 동작만 맞췄는데, 본인이 '안무가 틀렸으니 다시 같으면 좋겠다'고 하며, 열의를 내비쳤다. 되게 열심히 임하셔서 감동을 받았었다"고 당시를 떠올리며, 배우 이한위에게 고마움을 전했다.
배우 문정희도 박수원 PD가 이한위만큼 생각나는 출연자라고 했다. 시즌7의 호스트로 출연했던 문정희는 콩트 '숨바꼭질'에서 정상훈의 집에 몰래 침입한 인물로 등장, 하루종일 소파 밑에서 생활하는 모습으로 당시 웃음을 안겼다.
박 PD는 "문정희 선배님이 나왔을 때, 소파 밑에서 오랜 시간 촬영을 했다. 소파 밑에 들어가서 계속 고개를 들고 위를 보며 얘길 해야하니깐, 쉽지 않은 연기였다. 또 (정)상훈 오빠의 발도 씻겨주는 장면이 있었는데, 이를 아무렇지도 않게 흔쾌히 연기해주셨다"고 설명했다.
야외를 책임지는 이가 박수원 PD라면, 생방송 현장 스튜디오물을 전담하는 메인 PD는 김민경 PD다. 김 PD는 앞서 'SNL코리아'에서 유병재 작가를 일약 스타덤에 올려놨던 코너 '극한직업'을 연출했고, 이후엔 '초인시대'로 드라마 연출을 맡았던 PD. 이번 시즌 다시 돌아온 김민경 PD는 야외 박수원 PD와 함께 지금의 'SNL코리아8'을 이끄는 대표 여성 PD다. 당초 'SNL코리아'가 수위 높은 19금 유머를 주로 구사하다는 점에서 여성 PD의 존재는 분명 독특하다.
이에 김민경 PD는 "줄곧 코미디 프로그램만 했다. 코미디가 아무래도 남자의 장르에 가까워서인지, 여자라서 특별히 'SNL코리아'가 불편하다는 느낌은 없다"며 "그것보다는 매주 뭔가 새로운 것을 만들어야 한다는 부담감, 스트레스가 솔직히 더 크다"고 설명했다.
박수원 PD도 입장은 같다. 박 PD는 "편한 부분은 오히려 있다. 여자 크루들이 19금 연기를 해야할때, 서로 편하게 얘기가 가능하다. 앞서 '위험한 신입'에서 이수민 씨가 가슴춤을 출 때, 비트에 맞게 가슴을 쥐불놀이처럼 흔드는 걸 이야기 할 때? 아, 사실 'SNL' 사람들을 그런 걸 가리는 게 아니라, 남녀 상관없이 다 쉽게 이야기 할 수 있긴 하다"고 웃었다. / gato@osen.co.kr
[사진] 이대선 기자 sunday@osen.co.kr, 'SNL코리아8'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