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N 'SNL코리아'의 역사는 참 오래됐다. 수많은 tvN PD들은 '생방송 콩트'라는 쉽지 않은 콘셉트의 'SNL코리아'를 거치면서 경험치를 확실하게 쌓았다.
제작진 뿐만 아니다. 지난 2011년 12월 첫선을 보인 이후 여덟번의 시즌을 이어온 'SNL코리아'는 크루진도 시즌 때마다 꾸준히 변화했으며, 굵직한 호스트들이 출연해 망가짐을 불사한 셀프 디스와 패러디로 본 적 없는 모습들로 환호받았다.
현재 'SNL코리아8' 격주 메인 연출을 맡고 있는 김민경 PD와 '3분' 시리즈 등 야외 VCR콩트를 책임지고 있는 박수원 PD 역시 OSEN과의 인터뷰에서 기억에 남는 이들, 그리고 꼭 호스트로 나와줬으면 하는 스타들을 나열했다.
박수원 PD는 '3분' 시리즈를 촬영했던 이중, AOMG 편, 티파니 편, 아이오아이 편을 베스트로 꼽았다. 박 PD는 "AOMG의 경우 기존 크루였던 박재범이 있어, 몸을 아끼지 않는 열연을 펼쳐 인상에 남았다. 티파니는 세차 장면을 찍을 때, 일부러 비누거품을 묻혀가며 적극성을 보여줬다. 또 아이오아이는 가장 핫한 시점에서 등장, 출연 자체만으로도 뜨거운 호응을 얻었다"고 떠올렸다.
사심을 충족시켰던 것은 블락비 지코였다. 박수원 PD는 "팬심을 가지고 지코를 찍었다. 지코의 요구를 거의 다 받아들이며, 끌려다니며 찍었던 신이 많았던 것 같다"며 '성덕'(성공한 덕후)임을 자처했다. 이어 "에릭남의 경우에도 여자로서의 바람과 상상력을 동원해, 내가 코피날 것 같은 느낌으로 등장시켰다. 이런 것들이 여성 시청자들에게서 좋은 반응을 이끌어내지 않았나 싶다"고 설명했다.
김민경 PD와 박수원 PD가 입을 모아 희망한 호스트는 하정우, 김혜수, 이제훈, 오달수, 이경영 등이다.
김 PD와 박 PD는 하정우에 대해서 "모두가 팬이기도 하고, 워낙 출연 작품이 많아서 시도할 게 많다. 또 먹방 패러디도 다양하게 변형, 확장이 가능하다"고, 김혜수에 대해 "'SNL'에서 '타짜'는 사골처럼 우려먹고 있다. '차이나타운'도 마찬가지다. 한 번쯤은 오리지널이 나와서 크루인 안영미와 대면했으면 한다"고 그 이유를 전했다. 이제훈을 호스트로 세우고 싶은 이유는 "반듯한 꽃미모 배우가 당혹스러운 상황에서 어떻게 반응할지가 궁금하다"고 전했다.
물론 호스트 만큼이나 중요한 게 크루다. 특히 'SNL코리아'는 그동안 김슬기, 고경표를 비롯해 서유리, 정성호, 정상훈, 김민교 등 스타 크루들을 다수 배출했던 바. 최근 가장 핫한 대세로 떠오른 이는 바로 '더빙극장'의 권혁수다.
박수원 PD는 "다른 크루도 모두 다 잘하지만, 권혁수의 경우에는 할 수 있는 것에 비해 참 오래 안 뜬다는 생각을 했었다. '병맛'스러운 연기를 정말 잘한다. 자신만의 독보적인 '병맛' 코드가 있다. 밋밋한 장면도 권혁수가 투입되면 확 살아나는 경우를 종종 봤다"며 "이제라도 이렇게 떠서 기분이 좋다"고 권혁수를 오래 지켜봐온 제작진으로서 뿌듯한 마음을 내비쳤다.
인터뷰 마지막은 잘못된 오해(?)를 바로잡는데 할애됐다. 이제는 'SNL코리아8'의 인기 코너로 자리매김한 '3분' 시리즈에 대해서였다. 이를 실제 판매되는 '3분' 요리의 노골적 PPL 아니냐는 의혹(?) 아닌 의혹에 대해 박 PD는 "전혀 PPL이 아니다"고 강조하며 "물론 PPL은 환영하니 제안을 받아들일 준비는 언제든 되어 있다. 연락을 달라"고 재치있는 해명으로 인터뷰를 끝맺었다. / gato@osen.co.kr
[사진] 이대선 기자 sunday@osen.co.kr, OSEN DB, 'SNL코리아8'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