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테파니가 최근 다시 대중의 관심사에 오른 것은 각종 음악예능에서의 활약이 도드라졌기 때문이었다. MBC '복면가왕'으로, KBS2 '불후의 명곡'으로, 스테파니는 솔로 가수로서의 역량을 가감없이 드러냈다.
특히 '불후의 명곡' 민해경 편에서는 '보고 싶은 얼굴' 무대를 재해석, 발레를 무대에 접목시킨 역대급 퍼포먼스로 최종 우승까지 거머쥐는 영예를 안기도 했다. 스테파니는 OSEN과의 인터뷰에서 '복면가왕', '불후의 명곡' 등의 프로그램에 대한 애착을 드러냈다.
"'천무 스테파니'로만 기억하시는 분들에게, 그냥 '스테파니'로, 보컬을 부각시킬 수 있는 프로그램이었어요. '불후의 명곡' 같은 경우는 직접 퍼포먼스를 기뢱하고 연출해 보여줄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줬던 고마운 프로죠. 아직도 출연자들끼리 단톡방을 지속하고 있어, 이런저런 이야기를 많이 나누고 있어요."
또 하나가 있다. Mnet '힛더스테이지'를 통해 장현승과 '디스러브'라는 콘셉트로 파격적인 안무 호흡을 맞췄던 일이다. 당시 장현승은 비스트 탈퇴 후 첫 공식 방송이었던 만큼 많은 이의 시선을 집중케 했던 터다. 장현승이 자신의 파트너로 스테파니에게 직접 러브콜을 보내, 해당 무대가 성사됐다.
"장현승 씨가 무대를 하고 싶어한다는 연락을 받았어요. '디스러브'를 콘셉트로, 성숙하게 리드해 줄 수 있는 파트너가 필요하다고, 그냥 저만 생각났다고 했어요.(웃음) 활동 중에 마주친 적은 없어요. 몰랐는데, 데뷔하고 남자 파트너와 그런 무대 자체가 처음이었어요. 천상지희 당시는 과격하고 섹시한 춤을 소화했어도, 남자 백댄서가 거의 없었거든요. 이런 연출은 처음이라 재미있었어요. 이후 또 한 번 한예종 선배들과 '유니폼'을 주제로 올랐던 무대는, 진가를 제대로 보여드릴 수 있는 무대를 완성했던 것 같아요."
가수로서, 방송인으로서, 발레리나로서, 스테파니의 활동 영역은 확실히 다양하다. 특히 각각에서 보여주는 이미지 역시 확연하게 달라, 동일인물임을 의심하게 만드는 순간들이 분명 있다. 예능에 나서면, 무대에서 보여줬던 카리스마는 온데간데 없고 허술한 인간 스테파니가 노출된다.
"태도가 달라져요. 무대에서는 철저한 완벽주의죠. 그때는 우리 스태프들도 섬세하게 움직여요. 발레리나로 무대에 오를 때는 전문 무용수예요. 자신감이 넘쳐야 하고, 장난스러운 마음이 있어서는 안 되죠. MC는 들어주는 사람, 정리해주는 사람이고, 출연자를 더 돋보이게 하는 역할을 해요. 토크쇼에서는 평상시의 허술하고 털털한 면을 내보여도 괜찮아요. 그래서인지, 주변에서 저를 '다중이'라 부르기도 해요.(웃음)"
팬과의 소통 방법은 SNS다. 가수, 발레리나, MC, 방송인으로서, 누구보다 바쁜 일과를 보내면서도 SNS는 결코 소홀히 하지 않는 스테파니. 그가 이렇게 공을 들이는 것은 부상 이후에 보고 싶던 팬들과의 재회가 SNS를 통해 이뤄졌기 때문이었다.
"기계치인 제가 SNS를 이렇게 활발한 수단으로 활용할 수 있을 거라고는 생각하지 못했어요. 지금은 없으면 안되는 트렌드의 상징이라고 여겨요. 활발하게 할수록 소통이 더 잘 되는 걸 느끼니, 소홀할 수가 없어요. 2008년 일본에서의 부상 이후 보고 싶었던 팬들과의 5년만의 재회도 SNS가 해줬어요. 떨어져 있는 가족과도 소통의 수단으로 쓰이고 있기 때문에 더욱 활발히 업데이트를 하고 있어요." / gato@osen.co.kr
[사진] 민경훈 기자 rumi@osen.co.kr, '힛더스테이지' 스틸컷.