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미디 장르의 흥행 신기록을 쓰고 있는 영화 '럭키'가 또 하나의 기록을 추가했다. 바로 개봉 11일 째 400만 관객을 돌파하며 코미디 장르 중 최단 기록을 세운 것이다.
영진위 영화관입장권 통합전산망의 집계에 따르면 '럭키'는 23일 오후 12시 30분, 400만 관객을 돌파했다. 이는 13일 개봉 이후 한 번도 1위를 놓친 적 없는 '럭키'의 개봉 11일 째 400만 돌파다.
더불어 '럭키'는 역대 박스오피스 6위인 천만 영화 '7번방의 선물'(12일)의 400만 돌파 시점보다 하루 빠른 속도로 흥행 질주를 이어가고 있다. 이로써 '럭키'는 역대급 예매율을 시작으로, 코미디 장르에서 100만, 200만, 300만, 400만 돌파 최단기간의 기록을 세웠고, 2016년 코미디 장르 최고 흥행작이라는 타이틀을 얻었다. 2016년 상반기 '곡성'이 흥행 대이변을 낳았다면, 하반기에는 단연 '럭키'가 흥행 신드롬의 주역이라 할 만하다.
이와 같이 기적같은 흥행의 주인공인 '럭키'는 제목을 바꾼 것이 신의 한 수가 됐다는 반응도 많다. 당초 이 영화의 제목은 원작의 타이틀을 그대로 딴 '키 오브 라이프'였다.
'럭키'는 성공률 100%, 완벽한 카리스마의 킬러가 목욕탕 키(Key) 때문에 무명배우로 운명이 바뀌면서 펼쳐지는 이야기를 그린 작품.
‘럭키’로 바꾼 것에 관련해 연출을 맡은 이계벽 감독은 "사실 ‘럭키’라는 제목은 관객이 정해줬다"라고 비하인드 스토리를 밝혔던 바다. 그는 "블라인드 시사회를 하고 나서 열쇠 때문에 행운을 얻게 된다는 느낌을 받는 거 같다. 그래서 행운이라는 ‘럭’(luck)과 ‘키'(key)를 합쳐서 ’럭키‘로 했다”고 설명했다.
'키 오브 라이프'(KEY OF LIFE)에서 '럭키'(LUCK-KEY)로. 물론 '키 오브 라이프' 역시도 이 영화의 주제를 잘 드러내고 있지만, '럭키'라는 바뀐 타이틀이 보다 함축적이면서도 한국 관객들의 정서에 더 잘 들어맞았다는 반응이다. 충무로에서 '잘 바꾼 제목'의 좋은 예시로 남을 듯 하다.
한편 '럭키'의 흥행 의미를 짚어보자면, '수상한 그녀' 이후 첫 400만 관객을 동원, 침체돼 있던 코미디 장르에서 부활의 신호탄을 쐈다는 점, 어둡고 폭력적인 소재 위주로 답습해 온 충무로의 트랜드에서 벗어나 밝고 코믹한 분위기의 영화가 특유의 개성을 충분히 살린다면 관객들을 완벽히 사로잡을 수 있음을 보여줬다는 점, 유해진의 원톱 주연 가능성 재발견 등이다.
또한, 기존 코미디 장르의 영화에서 여성 관객의 예매 비율이 더 높았다면, '럭키'는 남성과 여성의 예매 비율이 거의 대등한 상태로 성별에 관계없이 사랑 받고 있는 영화라는 것도 유의미하다. / nyc@osen.co.kr
[사진] '럭키' 포스터, 쇼박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