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T 멤버 토니안이 수다의 진수를 보여줬다. 가수로 데뷔한 과정부터 연예인이 되고 난 뒤 터진 열애설까지 하나 숨김 없이 시원하게 털어놨다. 재미있는 그의 반응 때문에 흥미로움을 더했다.
지난 23일 방송된 SBS플러스 예능 '손맛토크쇼 베테랑'은 전설로 불리던 토니안, 박경림, 임요환이 출연해 자리를 빛냈다. 각각 1세대 아이돌, 방송의 달인, 게임의 전설 등 자신의 분야에서 어마어마한 기록을 세운 인물들이다.
토니는 이날 H.O.T시절에 대한 이야기를 꺼내며 관심을 높였다. 그러나 그는 "저는 묻어가기의 베테랑"이라고 평가해 웃음바다로 만들었다. 이유인즉슨 멤버들 가운데 본인의 인기가 가장 없었다고 자평했고, 요즘엔 대세로 불리는 젝스키스 김재덕, 개그맨 양세형에게 묻어가 방송 생활을 유지하고 있다는 것.
토니안은 "저는 이 두 분과 같이 있다보니 저도 저한테 맞는 방송을 하게 됐다. 묻어가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후 H.O.T로 데뷔한 과정을 설명했는데, 신문에 난 작은 구인광고가 그의 인생을 바꾸어놓을 만큼 충격적이었다.
대입을 준비하던 청소년 시절, 지원했던 대학에 모두 불합격한 토니는 '가수가 되고 싶습니까?'라고 적힌 구인광고를 보고 무작정 지원하게 됐다. 어릴 적부터 가수가 꿈이었기 때문인데, 거짓말을 보태 자신이 'LA 최고의 재능꾼'이라고 설명했다고 한다.
며칠 뒤 관계자로부터 연락이 왔고 3시간의 전화면접을 거쳐 SM엔터 이수만 회장을 만나 데뷔할 수 있었다고. "당시 신화 앤디와 같이 오디션을 봤고, 이후 에릭은 제가 소개했다"는 일화도 들려줬다.
이날 과거 열애설이 났던 걸스데이 혜리 얘기도 나왔다. 그가 직접적으로 이름을 언급하진 않았지만 모두가 알고 있다는 듯 얼굴엔 옅은 미소를 지었다. 작은 얼굴 사진과 자막이 이를 뒷받침했다. 토니와 절친인 양세형은 "아직도 그 분과 연락을 하며 친하게 지내고 있다"고 귀띔했다.
토니안의 투박하면서도 털털한 성격이 고스란히 드러난 시간이었다. 사람들의 농담에도 귀 기울이는 순수한 모습으로, 토크가 끝날 때쯤엔 그를 더욱 특별한 사람으로 만들어놓았다. H.O.T인 그가 창조한 팬덤의 기반이 결코 쉽게 넘길 수 없는 그 무엇임을 깨닫게 했다./ purplish@osen.co.kr
[사진] '베테랑' 방송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