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냥 예쁘기만 소녀시대 유리에게서 새로운 모습을 발견했다. 대놓고 망가지고 욕도 서슴지 않는데, 그런 모습마저도 예쁘고 사랑스럽다.
지난 23일 방송된 SBS 특집드라마 '고호의 별이 빛나는 밤에' 2회를 통해 소녀시대의 타이틀을 내려놓은 연기자 권유리의 매력을 한껏 느낄 수 있었다. 예전에는 그냥 예쁘기만 했다면 망가지고 내려놓을 줄도 아는 털털함에 코믹함까지, 배우로서 긍정적인 변화가 감지된다.
이제는 드라마나 영화에 아이돌 그룹 멤버가 등장하지 않으면 오히려 생소하게 느껴질 만큼 당연한 행보가 됐다. 유리도 지난 2012년 SBS드라마 '패션왕'을 통해 연기에 발을 들이며 신고식을 치렀지만 시작부터 순항은 아니었다.
이후 이종석, 서인국과 주연으로 출연한 영화 '노브레싱', 박시후와 호흡을 맞춘 드라마 '동네의 영웅'에서도 큰 빛을 발휘하진 못했다. 하지만 드라마 '고호의 별밤'을 통해 확실히 존재감을 뽐낸 듯하다.
유리는 직장에서 어느 정도 연차가 쌓인 29살 회사원 고호 역을 맡아 다섯 명의 남자들과의 로맨스를 보여주고 있다. 이 나이대 여성들이 공감할 만한 소재로 관심을 이끄는데, 바로 이 점 때문에 유리의 캐스팅이 적절했다는 생각이 든다.
전 남자친구나 직장 상사에게 시원하게 욕을 해주는 모습을 상상하며 스트레스를 푸는가 하면 상사 앞에서 코믹댄스를 추는 사회생활의 센스도 발휘한다. 특히 김영광, 이지훈, 신재하와의 로맨스는 같은 세대들이 여전히 궁금해하고 관심을 갖는 이야기거리로 재미를 높였다.
소녀시대의 귀여운 소녀에서 건강미 넘치는 숙녀로, 성숙미를 뽐내던 유리는 연기할 때는 분위기와 눈빛으로 승부했다. 아이돌인 그녀가 연기하는 것에 대한 부정적인 시선도 있었고, 연기로 혹평을 받았던 시절도 있었지만 이제는 배우 권유리로 봐도 무방할 것 같다./ purplish@osen.co.kr
[사진] '고호의 별이 빛나는 밤에' 방송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