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 월화드라마 '달의 연인-보보경심 려'(이하 '달의 연인')에서 열연을 펼친 배우 진기주가 자신이 맡은 채령에 대한 애정을 듬뿍 드러냈다.
진기주는 24일 서울 합정동에 위치한 OSEN 사옥에서 진행된 인터뷰에서 "아무래도 원작이 있는 드라마라 많은 분들이 채령의 행동을 짐작하고 있을 줄 알았는데 그렇지 않더라. 이 정도로 욕을 먹을 줄 몰랐다"고 말했다.
이어 진기주는 "방송이 나간 다음에 배우, 스태프들과 회식을 하게 됐는데 다들 채령이가 욕을 먹고 있다는 얘기를 하더라. 이럴 줄 몰라서 되게 당황스럽기도 하고 뭔가 기분이 이상했다. 겁도 나는데 시청자 반응을 찾아보게 되더라"라고 설명했다.
또 진기주는 "그러다 보니 새로운 관점이 생긴 것 같다. 저는 연기를 했던 채령의 입장에서 접근을 하게 되는데, 보시는 시청자 분들은 저보다 전체의 그림을 보셨을테니까 '이렇게 생각하시는구나' 싶더라. 채령이가 초반부터 늘 해수(이지은 분)의 옆을 지켜주던 아이였기 때문에 시청자들이 받는 배신감이 컸던 것 같다. 되게 새로웠다"고 솔직한 감정을 전했다.
그러면서 진기주는 "그리고 회식 때 이 얘기를 하니까 (홍)종현이가 '3황자는 처음부터 욕을 먹었다'고 하더라. 또 8황자 왕욱(강하늘 분)도 점차 변하면서 욕을 먹다 보니 두 사람은 욕 먹는 것에 도가 텄다고 하더라"고 웃으면서 당시를 회상했다.
진기주가 '달의 연인'에서 연기한 채령은 해수의 시비侍婢)로, 누구보다 해수와 가까이 지내며 버팀목이 되어주곤 했다. 하지만 2대 황제로 즉위한 혜종(김산호 분)의 세욕 시간에 해수가 잠시 자리를 비운 사이를 틈타 세욕물에 수은을 넣었고, 이 때문에 혜종은 수은에 중독되고 말았다. 이는 모두 황위 욕심이 강해진 왕욱의 계략으로, 채령의 반전을 알게 된 시청자들은 충격에 휩싸였다.
이에 대해 진기주는 "채령이는 속 안에 갈등과 고민이 많은 아이다. 어쩔 수 없이 나쁜 짓을 대신 시행하기는 했지만, 자신의 행동 때문에 이런 큰 일이 벌어질 거라 생각하지도 못했을거고, 책임감을 안 느낄 아이도 아니다. 드라마 전개상 채령이에 대한 자세한 이야기를 많이 보여드리지 못해 욕을 하실 수도 있지만, 속앓이를 정말 많이 하고 있는 아이이니 조금이라도 헤아려주셨으면 한다"며 "채령의 해맑음이 아무 죄책감이나 감정이 없어서가 아니라 해수가 마음 편하게 대할 수 있는 이가 채령이 밖에 없어서 그런 것이다. 그런 해수 앞에서 채령이가 우울해할 수 없는 것이니 그 상황을 이해해주셨으면 좋겠다"고 채령에 대한 애정어린 시선을 부탁했다. /parkjy@osen.co.kr
[사진] 손용호 기자 spjj@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