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회에)부르긴 하겠지만 굳이 김남주 씨가 봐야할까요? 하하.”
스크린과 브라운관을 넘나들며 개성 넘치는 연기로 사랑받아온 배우 김승우. 그가 이번엔 옛 사랑과 재회해 사랑을 나누는 남자로 스크린에 돌아온다.
매 작품 속 캐릭터마다 200% 싱크로율을 자랑하는 맛깔나는 연기로 관객들에게 웃음과 감동을 선사해온 김승우와 멜로에는 처음 도전한 배우 이태란이 만나 뜨거운 기대가 모아지고 있다.
김승우는 24일 오전 서울 삼청동 슬로우파크에서 진행된 인터뷰에서 “와이프를 초대할 건데 과연 응할지는 모르겠다”고 말하며 호탕하게 웃었다.
이어 김승우는 “작품 선정에 있어서는 (아내와)철저하게 서로 배려하고 이해를 해준다. 근데 저희 영화가 심각하리 만큼 이상한 부분은 없지 않았나. 하하. 그렇게 이상하진 않았다. 근데 요즘 김남주 씨가 너무 바빠서 보러 올 수 있을지는 모르겠다”고 예상했다.
김승우와 이태란이 주연을 맡은 영화 ‘두 번째 스물’(감독 박흥식)은 마흔 살의 사랑을 그린 멜로다. 민하(이태란 분) 앞에 거짓말처럼 옛 사랑 민구(김승우 분)가 나타났고 두 사람은 이탈리아에서 운명 같은 일주일을 보내며 새로운 사랑을 꿈꾼다.
민구 역을 맡은 김승우는 “사실 저는 막장이라는 단어를 안 좋아하고, 막장으로 규정짓는 드라마, 영화 같은 걸 좋아하지 않고 안 본다”며 “대중들이 좋아하신다면 대리만족 때문에 그런 작품이 인기를 얻고 있는 것 같은데 저는 그래서는 안 된다는 생각이다”라고 말했다.
이어 "3년 전에 시나리오를 받았을 때는 사실 출연을 거절했었다. 윤리적으로나 도덕적으로나 이래선 안 되지 싶었다. 사실 '내가 하면 로맨스고 네가 하면 불륜'이라는 얘기가 있는데 내가 해도 불륜이다. 가정이 있는 남자가 외지에서 옛 사랑에 대한 감정을 느낀다는 게 도덕적이지 못한 것은 맞는 것 같다"고 했다. 그러나 감독에게 설득당해 출연을 결정했다고.
"(극중 인물들의 마음을)이해하려고 노력했다. 낯선 곳에서 이방인과의 사랑도 어느 정도 공감이 되긴 하지만, 옛 사랑을 낯선 곳에서 만난다는 게 우리 영화의 포인트다. 그런 것들에 설득이 된 것 같다."
이어 김승우는 변경된 시나리오에 대한 비화를 밝히기도 했다.
“사실 19금인데 29금이 될 뻔했다.(웃음) 과감했던 씬이 많았는데 많이 순화됐다. 감독님도 그런 식으로 하면 캐스팅이 안 될 것이라 생각하셨던 것 같다.(웃음) 이태란 씨 같은 경우는 남편이 봐도 될 만한 영화로 합의를 본 것 같다. 감독님께서는 자식이 봐도 될 만한 영화이고, 저는 제 아내도 봐도 될 만한 영화인데, 근데 굳이 봐야할 필요가 있나요?(웃음)”
김승우는 늘 멜로를 추구했고 좋아했다고 했다. “어떤 작품이든 멜로가 가미돼야한다고 생각한다. 원숙한 느낌의 멜로를 하고 싶었는데 사실 이번 영화를 보면 원숙한 느낌의 멜로와는 거리가 멀다.(웃음) 감독님이 저를 지질한 캐릭터를 자연스럽게 할 수 있는 배우라고 하시더라. 덕분에 재미있게 촬영했다.”/ purplish@osen.co.kr
[사진] 최규한 기자 dreamer@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