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르미 그린 달빛’이 종영하면서 지상파 삼사 월화극의 새 판이 짜였다. 높은 화제성을 기록하고 있는 SBS ‘달의 연인-보보경심 려’(이하 ‘달의 연인’), 묵은지 케미스트리를 보여주고 있는 MBC ‘캐리어를 끄는 여자’(이하 ‘캐리어’)에 새롭게 KBS 2TV에서는 ‘우리 집에 사는 남자’(이하 ‘우사남’)가 등판한다.
오늘(24일) ‘우사남’이 첫 방송하는 가운데, 새로운 왕좌에 앉을 주인공에 대한 관심이 뜨겁다. 모두 저마다 장점을 갖춘 작품들이기 때문에 새 왕이 될 자격은 충분하다. 이에 안방극장은 더욱 풍성한 재미를 누릴 수 있게 됐다.
먼저 ‘우사남’은 믿고 보는 배우 수애의 망가진 모습을 볼 수 있어 기대가 높다. ‘우사남’은 모든 것을 잃은 홍나리(수애 분)와 3살 어린 새 아빠 고난길(김영광 분)의 족보 꼬인 로맨스를 그린다.
지금까지 수애는 ‘가면’, ‘야왕’, ‘아테나: 전쟁의 여신’ 등 주로 선이 굵은 작품이나 멜로장르를 선보여왔던 바. ‘우사남’은 그녀에게 ‘9회말 2아웃’에 잇는 9년 만의 로맨틱코미디로의 복귀인 셈이다. 과연 거침없이 망가진 수애가 로맨틱코미디까지 믿고 보는 영역을 확장할 수 있을까.
전작 ‘구르미 그린 달빛’이 20%가 넘는 인기를 끌었다는 점도 ‘우사남’에게 유리하다. 월화극에 대한 관심을 높여놓고 퇴장하면서 후속작으로서는 더할 나위 없이 좋은 시점에 바통을 이어받은 셈이다.
그렇지만 경쟁작이 만만치 않은 인기를 누리고 있다는 점은 부담감으로 작용한다. ‘달의 연인’이나 ‘캐리어’로 시청자들이 대거 이동할 가능성이 있다는 것. 1회부터 꾸준히 높은 화제성을 기록하고 있는 ‘달의 연인’은 본격적으로 왕소(이준기 분)가 황제가 되면서 피의 역사가 펼쳐질 것을 예고, 몰아치는 전개에 시청자들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캐리어를 끄는 여자’는 전작 ‘몬스터’에 이어 고정 시청자층을 확보, 안정적인 시청률을 보여주고 있기 때문에 애초부터 복병으로 떠오른 바다. 전개 역시 중반부를 넘기면서 로맨스에 급물살을 탔다. 최지우, 주진모 등 베테랑 배우들의 연륜 있는 연기와 오랜 세월 다뎌진 케미스트리(조합)는 시청률을 이끄는 요인들이다.
과연 새 판이 짜인 월화극 대전에서는 누가 먼저 웃게 될까. 흥미로운 새 전쟁의 시작이다. / besodam@osen.co.kr
[사진] KBS, SBS, MBC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