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 월화드라마 ‘달의 연인’이 막판 뒷심을 발휘하며, 지상파 월화드라마 1위에 올라섰다. 한때 시청률 꼴찌까지 떨어졌던 이 드라마는 황제가 돼야 사는 남자 이준기의 각성을 계기로 흥미가 확 높아지며 KBS 2TV ‘구르미 그린 달빛’ 종영 후 월화드라마 왕좌를 차지하는 기염을 토했다.
25일 시청률조사회사 닐슨코리아에 따르면 지난 24일 방송된 ‘달의 연인’ 17회는 전국 기준 9.8%를 기록, 16회(5.9%)보다 3.9%포인트 뛰어올랐다. 시청률 20%를 넘어섰던 ‘구르미 그린 달빛’ 종영 수혜라고 볼 수 있지만, KBS 2TV ‘우리집에 사는 남자’(9%), MBC ‘캐리어를 끄는 여자’(8.3%) 등을 제친 기록이라 의미가 있다.
‘달의 연인’은 호불호가 엇갈릴 수 있는 판타지 멜로 드라마다. 현대 여인 고하진(아이유 분)이 갑자기 고려로 건너가 고려 여인 해수의 몸에 들어가게 되면서 벌어지는 로맨스를 다룬다. 황제가 되기 위해 피의 전쟁을 치르게 되는 왕소(이준기 분)와의 안타까운 사랑, 그리고 황위 갈등 속 휘몰아치는 권력 암투를 그린다. 주인공인 왕소와 해수의 고난, 그리고 왕소가 황제가 되고 탄탄한 입지를 다지기까지의 험난한 핏빛 전쟁이 흥미를 자극해왔다. 그리고 종영까지 단 3회가 남은 이 드라마는 여전히 왕소와 해수가 안타까운 사랑과 위태로운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고, 해수가 죽을 날이 머지 않았음을 암시하며 슬픈 결말이 예측되고 있다.
‘달의 연인’은 분명히 초반 다소 산만한 이야기와 어지러운 인물 관계, 그리고 젊은 감각의 퓨전 사극을 표방하다보니 중장년층에게 낯설게 다가왔던 것이 사실이다. 허나 4회를 기점으로 왕소의 이야기가 부상하고 삼각관계가 본격화되면서 상승세를 타왔다. ‘구르미 그린 달빛’이 승승장구하는 동안에도 인터넷 화제성에서 밀리지 않으며 재밌다는 호평을 받았고, 결국 월화드라마 시청률 1위까지 올라가는 기적의 ‘역주행’에 성공했다.
휘몰아치는 갈등과 몰입도 높은 로맨스는 이 드라마 시청자들을 결집하게 했고, ‘구르미 그린 달빛’ 종영 후 반짝반짝 빛을 보게 됐다. 시청률은 크게 높지 않았지만 본 방송을 사수하는 강력한 팬덤이 존재해 야금야금 저력을 키워왔고, 결국 월화드라마 왕좌에 오르게 됐다. 이 드라마의 인기 비결에는 일단 믿고 보는 배우 이준기의 힘이 컸다. 드라마가 초반 흔들릴 때 중심축을 잡아준 것은 이준기의 열연이 컸다. 정밀한 감정 연기로 왕소라는 인물의 매력을 시청자들에게 잘 전달했고, 그의 눈물과 광기에 몰입해서 보게 만들었다. 초반 연기력 논란이 있었던 아이유는 점차 안정된 연기를 보여주고 있다. / jmpyo@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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