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익 감독이 영화 '사도'와 '동주'에 이어 차기작으로 '박열'의 메가폰을 잡는다. 한국 역사 속 실존 인물들을 스크린에 다시 살려내 굵직한 감동을 선사했던 이준익 감독이기에 '박열'에 대한 기대는 크다. 동시에 '박열'의 주연배우로 이제훈이 캐스팅됐다는 소식은 기대감을 더욱 배가시킨다.
영화 '박열'은 일제강점기 당시 무정부주의 단체 흑도회를 조직한 독립운동가이자 일본 왕세자 히로히토 폭살을 계획했던 실존인물 박열의 파란만장한 삶을 그린다. 이준익 감독 특유의 역사의식과 날카로운 통찰력이 '동주'에 이어 '박열'을 통해 발현될 계획이다.
'박열'이 의미있는 이유는 또 있다. '파수꾼' '건축학개론' '탐정 홍길동: 사라진 마을'에 이어 굵직한 메시지를 담은 tvN 드라마 '시그널'을 통해 전성기를 구가하고 있는 이제훈이 타이틀롤이 됐기 때문이다.
이제훈은 '박열'을 통해 스스로를 불령선인(불온한 조선 사람이라는 뜻으로, 일제 강점기에 제국주의자들이 자기네 말을 따르지 않는 한국사람을 일컫는 말) 이라 칭하며 일제의 탄압에 정면으로 맞선 독립운동가로 분한다.
이제훈은 자신감 넘치고 화통한 성격에 재담까지 겸비한 '박열'이라는 인물을 통해 또 다른 연기 스펙트럼을 보여줄 예정이다. '시그널' 속 박해영이 정적인 인물이었다면, 그가 연기할 박열은 불같은 에너지의 소유자. 이제훈의 또다른 매력을 엿볼 기회다.
영화 '박열' 또한 '동주'와는 다르다. 강하늘 박정민이 녹여낸 어두운 시대가 '동주' 속에서 흑백필름을 통해 정적으로 구현됐다면 '박열'은 또 다른 느낌을 뿜어낼 것으로 기대된다.
'박열'은 캐스팅을 마무리하고 내년 1월 첫 촬영을 시작한다. 이준익 감독의 행보와 감독의 세계안에 기꺼이 페르소나가 된 이제훈의 시너지가 기대된다. 두 감독과 배우의 의미있는 행보가 티켓파워로 이어질지 두고볼 일이다. /sjy0401@osen.co.kr
[사진] OSEN DB, '동주' 포스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