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존의 자리에 오른 이준기가 형제들을 차례차례 형제들을 제거하는 가운데 어머니에 대한 미움과 사랑과 복수심을 폭발시켰다. 이 과정에서 이해할 수 없는 잔혹한 행동들이 이어졌지만 그럼에도 매력적이었다.
지난 25일 오후 방송된 SBS 월화드라마 ‘달의 연인-보보경심 려’에서는 왕위에 오른 왕소(이준기 분)이 해수(이지은 분) 대신 황보연화(강한나 분)과 결혼을 했다. 점점 더 잔인해지는 왕소 곁에서 지친 해수는 왕정(지수 분)과 궁을 떠나는 것을 선택했다.
수 많은 죽음과 핍박 속에서 왕위에 오른 왕소는 울분이 잔뜩 쌓여있었다. 호족들의 압력을 이기지 못하고 결국 해수 대신 황보연화를 왕비로 선택할 수밖에 없는 상황. 해수도 슬프지만 그런 현실을 받아들였다.
황보연화와 결혼하며 제대로 된 왕권을 거머쥔 왕소는 자신을 버린 어머니 황후 유씨(박지영 분)에 대한 복수를 시작했다. 왕소는 왕정(지수 분)이 반역을 꾸몄다는 명목으로 관직을 빼앗고 외가인 충주로 유배를 보냈다. 이 사실을 알게 된 유씨는 몸져누웠다. 왕소는 왕의 권력으로 유씨가 사랑한 아들인 왕정과 만나지 못하게 했다. 끝까지 어머니와 왕정의 사이를 갈라놓고 스스로 임종을 지켰다. 왕소는 어머니에 대한 미움과 사랑 사이에서 혼란스러워하는 감정을 제대로 표현해냈다.
왕소의 비인간적인 처사를 비난하는 해수 앞에서는 상처받은 모습을 보여주며 보는 이들의 가슴을 아프게 했다. 아무리 잔인한 일을 행하며 살아왔고 엄청난 권력이 있더라도 한 명의 인간일 뿐이라는 것을 똑똑히 보여줬다.
어머니에 대한 복수를 마친 왕소의 다음 목표는 왕욱(강하늘 분). 왕욱의 편에 서서 자신과 해수를 갈라놓은 해수의 몸종 채령(진기주 분)을 잔혹하게 때려 죽였다. 해수는 자신이 동생처럼 여긴 채령을 아무런 말도 없이 끔찍하게 죽인 왕소를 미워하게 됐다.
왕소는 본인이 분노를 참지 못하고 채령을 끔찍하게 죽여놓고 모든 원망을 왕욱에게 미뤄놓았다. 끝까지 반성할 줄 모르는 왕소를 보며 괴로워하던 해수는 결국 왕정을 택하게 된다. 아무리 해수를 위해서 한 행동이라고는 하지만 그렇게 거칠고 무자비하게 사람을 죽이는 것은 그 누구도 납득하기 어렵다.
왕위에 오른 이후 매회 피의 숙청을 일삼고 있는 잔혹한 왕소를 매력적으로 보이게 하는 것은 결국 이준기의 연기다. 이준기의 열연과 함께 ‘달의 연인’은 점점 더 흥미진진해지고 있다. 이준기의 명품 연기를 볼 시간이 점점 더 줄어들고 있어 안타까울 지경이다./pps2014@osen.co.kr
[사진] '달의연인' 방송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