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①에 이어)결론부터 말하자면 애쉬비는 하고 싶은 것과 해야만 하는 것, 잘하는 것을 모두 알고 있었다. 보통 스물셋 넷, 그 나이대 청춘들이 성장통을 앓고 있는 것과 달리 남들보다 빨리 제 갈 길을 찾아 성숙했다는 느낌을 받았다. 초반엔 무모한 도전이었다는 혹평을 받기도 했지만 그것을 통해 고민했고 성장했다. ‘언프리티’는 분명 그녀에게 인생의 터닝 포인트였다.
“‘언프리티’가 정말 힘들다. 굳이 다이어트를 하지 않아도 알아서 살이 빠진다. 저는 예민해지면 머리가 아픈데 경연 당시 타이레놀을 달고 살았다. 너무 스트레스가 많았다. 지금은 그때보다 편안해서인지 맛있는 것도 먹고 살이 올랐다. ‘언프’ 때보다는 조금 유복하게 산다는 느낌이 든다.(웃음) 먹고 싶은 거 먹고 하고 싶은 거 다하고 있다.”
내달 11월 새 싱글 앨범을 준비하고 있다는 애쉬비. 이번에는 좀 더 대중적인 노래로 한층 가깝게 소통할 예정이다.
“그동안 제가 대중적인 노래를 안했었다. ‘0773’도 제가 쓰고 싶은 대로 가사를 적었다. 당시 곡이 야하다는 반응이 있었는데 저는 이해가 되지 않았다. 하지만 이번엔 사람들의 의견을 반영에 절충안을 냈다. 소통을 하고 싶고 공감 가는 음악을 들려주고 싶다. 연애에 대한 내용인데 여자들이 공감할 부분이 많을 것 같다. 곡 자체가 사랑스럽다.”
애쉬비는 ‘언프리티3’ 종료 후 새 싱글앨범의 녹음과 뮤직비디오 촬영을 마쳤다. 거의 완성된 상황이며 내달 초께 전격 발매할 계획이다. “이번 싱글을 통해 대중의 반응을 보고 앞으로 정규앨범은 어떻게 나아갈지 결정할 것”이라면서도 “트랩이면 트랩, 붐뱁이면 붐뱁, 한 장르에 갇혀있기 싫다. 알앤비도 곡에 녹여내고 싶고 웬만한 장르에 다 도전하고 싶다. 아직은 준비가 안됐지만 작곡, 편곡도 잘하고 싶다”는 포부를 밝혔다.
“예능을 나가도 좋지만 시기적으로 지금은 아닌 것 같다. 음반을 더 내고 싶고 저를 좋아해주시는 사람들에게 ‘애쉬비가 이런 사람이다’라고 말하고 싶다. 제가 하고 싶었던 일은 음악이고, 음악을 하는 게 중요하다.”
애쉬비의 매력은 에둘러 말하지 않는 솔직함과 귀여움이다. 무대에 설 때는 또 어떤가. 카리스마 넘치는 에너지로 객석을 휘어잡는다. 1대 1 디스배틀 당시 그레이스의 면전에 대고 인신공격하는 가사를 쏟아내 살벌한 분위기를 조성했다.
애쉬비는 “무조건 이기려고 썼다. 그레이스에게 ‘호박’이라고 부르고. 그 친구에게 감정이 없었지만 그를 밀어내고 올라가야하는 것이기에 일부러 안 좋은 감정을 만들었다. 정말 그 친구가 잘못한 건 없지만 비속어도 썼다”며 “그레이스가 제게 공격했던 가사가 센스 있는 게 많아서 나중엔 배틀 팀원으로 선택했다. 서로 추구하는 게 달라서 안 맞기도 했지만 무대에서 잘 끼워 맞췄던 것 같다. 나중엔 좋은 결과가 나왔던 것 같다”고 말했다.
애쉬비가 가장 욕심이 났던 트랙은 딘 프로듀서의 곡. “트랙을 못 따서 아쉬웠다. 여름휴가라고 가서는 밤 11시에 미션을 주고 다음날 아침 9시에 경연을 했다. (트랙 주인공이 결정되기 전 각자 노래를 선보일 때)딘 씨가 ‘가사가 좋다’고 해서 욕심히 과했다. 잘하고 싶은 마음에 가사를 싹 다 새롭게 바꾸었다. 조금은 내려 놓았어야 하는데 아쉽다”고 했다.
방송 당시, 애쉬비는 딘 앞에서 굉장히 부끄러워하며 살뜰하게 챙겨줬다. 강한 호감을 드러내 실제로도 좋아하는 것처럼 비춰졌다.
이에 애쉬비는 웃음을 터뜨리며 “방송엔 왜 그렇게 나왔는지는 모르겠는데 얼굴보다 딘 씨의 음악을 더 좋아한다.(웃음) ‘I'm not sorry’라는 노래를 굉장히 좋아했는데 뮤비를 보니 얼굴도 잘 생기셨더라”고 해명했다.
이어 그는 “저는 담백한 스타일을 좋아한다. 속쌍꺼풀이나 아예 없는 스타일. 흐리멍텅하게 생긴 남자가 좋다. 사실 키는 상관없고 165cm만 넘으면 된다”고 이상형에 대해 밝혔다. 외모와 더불어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센스있는 입담.
“말이 없는 편이라도 할 말만 하는데 정말 재미있고 센스 있는 사람이 좋다. 툭툭 던질 때마다 재미있는 남자가. 친구들은 제게 ‘눈이 높다’고 하더라. 하하. 사실 그런 남자를 찾기 힘든 것 맞다. 한마디로 담백하고 센스 있는 사람. (웃음) 이상형은 류준열 씨다. 그런 성향을 가지고 계신 것 같다. 정말 내 스타일이다. 멀리서 응원하고 있다.(웃음)”
인터뷰를 통해 미처 알지 못했던 애쉬비의 매력을 느끼게됐다. 자신에 대한 편견을 깨고 한층 실력을 끌어올린 노력파 가수. 당당함과 자신에 대한 믿음으로 무장한 그녀가 지금보다 더 강렬한 존재감을 내뿜을 것 같다./ purplish@osen.co.kr
[사진] 최규한 기자 dreamer@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