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애 인생이 곧 내 인생"
tvN이 올해로 개국 10주년을 맞았다. 어느새 지상파를 위협하는 드라마 왕국으로 성장했는데 개국공신은 단연 '막돼먹은 영애씨'다. 10년째 안방 시청자들에게 웃음과 눈물, 통쾌함과 카타르시스를 선사하고 있다. 주인공 김현숙과 이영애 캐릭터 모두 동반 성장했다.
26일 오후 2시, 서울 마포구 상암동 스탠포드 호텔에서 tvN 새 월화 드라마 '막돼먹은 영애씨' 시즌15 제작 발표회가 마련됐다. 국내 최장수 시즌제 드라마를 이끈 주연배우 김현숙을 비롯해 배우 전원과 한상재 PD가 참석해 자리를 빛냈다.
'막돼먹은 영애씨15'에는 다사다난한 영애의 사회생활과 예측불허 로맨스가 펼쳐진다. 한 PD는 "2007년 30대 여자의 일과 사랑을 주제로 시작했는데 이번 시즌에 영애가 39살이 됐다. 마흔이 돼 가는 과정을 담았다"고 자신했다.
10년간 시즌이 이어져오면서 김현숙이 연기한 이영애는 아직도 결혼하지 못한 노처녀 신세다. 러브라인이 끊이지 않았지만 결혼에는 골인하지 못한 것. 이번 시즌의 시청 포인트 역시 "노처녀 영애가 결혼할 것인가"다. 그의 곁에는 이승준과 새로운 남자 조동혁이 존재한다.
한 PD는 "노처녀 캐릭터의 결론이 결혼으로 귀결되는 게 맞는지 작가진과 고민하고 있다. 결혼을 시켜야 하나 말아야 하나 아직도 결론을 못 내렸다"고 솔직하게 말했다. 반면 이승준은 "어마어마한 조동혁이 나타났지만 꼭 열심히 해서 영애를 내 걸로 만들겠다"고 주먹을 불끈 쥐었다.
김현숙으로서는 자신의 30대를 오롯이 영애 캐릭터에 바친 셈. 그는 "영애의 인생이 곧 내 인생이다. 10년을 함께했다. 김현숙과 영애는 별개가 될 수 없다. 배우로서 반 이상을 영애로 살아왔다. 진심과 정성을 다해서 끝까지 열심히 하겠다"고 힘줘 말했다.
그리고는 "여성 캐릭터가 주도하는 드라마가 흔치않다. 하지만 저 혼자 끈다고 여기까지 올 수는 없었다. 라미란, 이승준 등 새로운 캐릭터가 투입돼 잘 될 때마다 감사하다. 더 이상 혼자만의 영애가 아니다. 제작진의 마음으로 많은 식구들을 함께 이끌고 가겠다"고 강조했다.
10년간, 어느새 시즌15에 다다른 '막돼먹은 영애씨'다. 영애의 부모로 시청자들과 동고동락한 송민형-김정하, 악덕 사장으로 보는 이들을 혈압 오르게 하는 조덕제, 영애의 가족인 정다혜-고세원, 감초 캐릭터 정지순-윤서현 모두 이 드라마와 함께 나이 들었다. 스잘은 방글라데시 크리킷 국가 대표까지 포기하며 이 드라마에 '올인'했다.
라미란 역시 마찬가지. 그는 "작품을 고를 때 늘 '막돼먹은 영애씨'를 1순위로 염두에 두고 비워 놓는다. 제겐 이 드라마가 1순위다. 이 작품에서 라미란 캐릭터가 잘리지 않는 이상 계속 하고 싶다. 내년에도 시즌16으로 인사드리고 싶은 마음이다"고 속내를 털어놨다.
이번 시즌에는 새로운 캐릭터가 대거 투입됐다. 영애의 새 남자 조동혁을 비롯해 엉뚱한 사원 이수민과 사고뭉치 알바생 정수환까지. 한 PD는 "캐릭터가 뭉쳤을 때 새로운 이야기가 나오기 마련이다. 시즌제니까 이야기 소재 찾기가 힘든데 캐릭터와 캐릭터의 조합을 기대해 달라"고 설명했다.
시즌15, 나이로 따지면 15살이다. 흔히 '중2병'이라고 부르는 나이다. 공감을 부르는 리얼리티와 대리만족의 판타지를 가득 품은 '막돼먹은 영애씨' 15가 다시 한번 시청자들의 마음을 훔칠 준비를 마쳤다. 그 뚜껑은 31일 오후 11시에 열린다. /comet568@osen.co.kr
[사진] 민경훈 기자 rumi@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