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SBS 드라마 '질투의 화신'으로 최고의 주가를 달리고 있는 배우 조정석이 영화 '형'으로 돌아온다. 브라운관과 스크린을 넘나들며 활발하게 연기 필모그래피를 쌓고 있는 그가 드라마에 이어 영화에서도 자신의 존재감을 확고히 할 수 있을지 눈길이 쏠린다.
조정석은 11월 30일 개봉하는 영화 '형'(감독 권수경)으로 관객들을 만난다. 그가 '형'에서 맡은 캐릭터는 밉지만 미워할 수 없는 형 두식이다.
두식은 유도 경기 도중 불의의 사고를 당한 동생(도경수 분)을 핑계로 가석방되어 나온 뻔뻔한 캐릭터. 최근작 '질투의 화신' 속 이미지와는 또 다른 변신이다. 영화 주연으로 출연한 '시간이탈자'와 '특종: 량첸살인기' '나의 사랑 나의 신부' 속 조정석과도 정반대되는 캐릭터로 코믹하고 능청스러운 매력을 특유의 '생활연기'로 보여줄 예정.
'형'에서 녹여낼 조정석의 '생활연기'는 그를 스타덤에 올려놓은 '건축학개론(2012년)' 속 납득이를 연상하게 한다. 뻔뻔하고 허당기가 다분하지만, 매력있는 납득이와 두식은 성격 면에서 많은 공통점을 가지기 때문이다.
일각에서는 이런 이유로 조정석이 이번 영화를 통해 '제2의 납득이', 즉 예상가능한 연기를 보여주지 않겠느냐는 우려섞인 시선을 보내기도 한다. '건축학개론' 속 조정석의 연기가 그만큼 강렬한 존재감을 뿜었던바, 납득이와 비슷한 이미지는 최대한 지양하는 게 배우에게 좋다는 거다.
오랜 시간이 지나고 다양한 필모그래피를 쌓았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납득이'로 불리는 그를 향해 이미지가 고정화된다는 우려가 있는 것은 어찌 보면 당연한 일일터.
하지만 조정석은 이와 관련해 '쿨'한 답변을 내놨다. 그는 26일 오전 CGV 압구정에서 열린 '형' 제작보고회를 통해 비슷한 이미지의 캐릭터를 연기하는 것에 대해 "어떤 우려나 부담은 없다"고 밝혔다.
조정석은 이와 관련해 "영화 자체가 다르고 캐릭터 또한 전혀 다르다. 하지만 납득이와 비슷한 면면이 굉장히 많은 것도 사실"이라며 "납득이 이미지를 버리는 것보다 다양한 역할을 소화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이 부분에 있어서 게의치 않는다"고 강조했다.
그는 특히 "이번 캐릭터야말로 납득이의 오마주라고 할 수 있다. 관객들이 납득이에게 느꼈던 재미를 또 한번 느낄 수 있지 않을까 기대한다"고 말해 눈길을 끌었다. 자신의 '인생 캐릭터'에 스스로 도전하는 용기가 엿보이는 대목이다. 그간 탄탄히 쌓은 연기력이 없다면 그의 자신감 또한 불가능한 일.
그가 이번 영화를 통해 '납득이'가 아닌 '형' 으로 다시 한번 '인생 캐릭터'를 굳힐 수 있을까. 두고볼 일이다. 영화 '형'은 11월 30일 개봉한다. /sjy0401@osen.co.kr
[사진] OSEN DB, 영화 '건축학개론' '형' 스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