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수 보아가 자신의 본명 권보아라는 이름으로 다시 배우활동에 나선다. 국내에서 배우로서 드라마에 출연하는 건 이번이 두 번째다. 아직까지 대중에게 ‘가수’, ‘아시아의 별’ 이미지가 강한 보아가 ‘가수 보아’를 뛰어넘어 ‘배우 권보아’로 인정받을 수 있을까.
보아가 JTBC 새 금토드라마 ‘이번주 아내가 바람을 핍니다’를 통해 연기에 도전한다. 앞서 보아는 2013년 KBS 2TV 드라마스폐셜 ‘연애를 기대해’로 국내에서 배우 데뷔를 했고, 2014년에는 영화 ‘메이크 유어 무브’와 이정재, 이성민, 신하균과 ‘빅매치’에 출연하는 등 배우로서 필모그래피를 쌓아왔다.
하지만 보아는 배우로서 크게 주목받지는 못했다. 비교적 안정적인 연기를 보여줬고 연기력에 대해 큰 논란이 있지도 않았지만 대중에게 ‘배우 권보아’는 아직 낯설었다.
그도 그럴 것이 보아가 가수로서 오랜 시간 활동했고 그 시간 동안 가수로서 자신의 입지를 확고히 했고 폭발적인 가창력과 화려한 퍼포먼스로 아시아 팬들을 사로잡아 ‘아시아의 별’이라고 타이틀을 가지고 있을 정도로 ‘가수 보아’의 존재감은 대단했다.
때문에 보아가 드라마나 영화에서 꽤 안정적인 연기력을 선보이고 호평을 받았지만 대중은 ‘가수 보아’의 이미지가 너무 커서 집중이 안 된다는 반응을 보였다. 보아의 연기를 봐도 보아의 무대가 생각난다는 것.
하지만 이번 드라마는 좀 다를 듯하다. 김석윤 PD가 보아의 매력을 높게 평가하고 캐스팅했기 때문. 김석윤 PD는 26일 진행된 제작발표회에서 “보아의 연기에 100% 만족한다”며 “실제로 가수들이 가사와 음율에 감정을 담는 작업이라 연기를 잘할 것이라 생각했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 배역은 자신을 놔야 하는 면이 있다. 맞춤 캐릭터라 가공을 하는 과정이 있었다. 연습 면에서도 힘든 것이 없었고 연기는 보시면 알겠지만 극 중 권보영 작가에 꼭 맞는 연기를 했다. 보아가 잘 할 줄 알았다. 혹시나 했는데 역시나 괜찮았다”고 만족감을 표했다.
보아는 극 중 작가계의 알파걸인 돌싱 건어물녀 권보영 역을 맡았다. 권보영은 열일의 아이콘이자 자신감과 열정으로 똘똘 뭉친 작가계의 엘리트 우먼으로 미스터리한 소문과 함께 싱글로 돌아온 후에는 질끈 묶은 머리에 삼각김밥과 맥주를 끼고 사는 신비감 마이너스의 건어물녀다.
그간 보아가 연기했던 캐릭터와는 다른 분위기의 캐릭터다. 무대 위에서 화려한 의상과 퍼포먼스를 선보였던 보아가 자신을 내려놓고 망가지기도 하고 직설화법을 구사하는, 보아를 생각했을 때 상상하지 못했던 캐릭터로 등장한다.
이날 공개된 하이라이트 영상에서도 보아는 역시나 안정적인 연기로 캐릭터를 자연스럽게, 그리고 리얼하게 표현하며 기대를 높였다. 과연 배우 권보아가 ‘이아바’로 가수 보아를 뛰어넘으며 배우로서 자신의 존재감을 보여줄 수 있을지 기대된다. /kangsj@osen.co.kr
[사진] 백승철 기자 baik@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