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룹 방탄소년단의 존재감이 대단하다. K팝 팬덤에 지각변동을 일으켰다고 분석될 정도로 폭발적인 반응을 얻으며 K팝 지형도를 다시 짜고 있다. 전 세계에 K팝을 대표하는 가수로 성장한 방탄소년단의 존재감이 날로 커지고 있는 모습이다.
방탄소년단은 지난 10일 발표한 정규2집 'WINGS'로 연일 기록을 새로 만들어냈다. 국내 음원차트 올킬과 줄세우기는 물론, 음반은 선주문 50만장을 돌파하며 보이그룹 엑소의 'EX'ACT'에 이은 2위 기록을 세웠다. 국내에서도 탄탄한 팬덤을 기반으로 대중까지 포괄하는 행보를 시작한 셈이다.
무엇보다 주목되는 것은 역시 방탄소년단의 해외 성적. 방탄소년단은 이번 음반으로 한국 가수로는 최초로 영국 오피셜 음반차트에 62위로 진입하는가 하면, 미국 '빌보드 200' 차트에 26위로 진입하고 국내 아티스트 최고의 성적을 거뒀다. 빌보드 200 차트에서는 2주 연속 순위를 유지하면서, 동일 음반으로는 다시 한 번 최초의 성적을 거둔 방탄소년단이다. 아이튠즈를 포함해 전 세계 97개 차트에서 1위를 하는 기록도 달성했다.
특히 미국에서는 모든 음반 판매량을 종합적으로 계산하는 톱 음반 차트에서도 정규음반으로 처음 1위를 차지했고, 애플뮤직의 K팝 차트에서 한국의 음원차트 줄세우기 기록을 이어갔다.
더불어 전 세계를 대상으로 하는 구글 검색어 트렌드 결과에서도 방탄소년단은 지난 4월부터 세계적인 보이그룹 원 디렉션을 앞섰다. 해외에서의 차트 성적과 방탄소년단에게 쏟아지는 해외 매체의 집중 조명, 포털사이트 트렌드까지 반영하면 방탄소년단의 존재감은 단지 이슈를 만들어낸 그 이상이다.
국내 아이돌 시장에서 해외 공략은 주로 가요계 3대 기획사로 불리는 대형 기획사에서 주도적이었고, '톱'의 자리에 오르는 것도 이들 중심이었다. 물론 요즘 중소형 기획사에서도 세계 시장 공략을 목표로 둔 전략이 많지만 방탄소년단처럼 기록적인 행보를 잇는 팀을 찾기는 쉽지 않다. 방탄소년단이 해외에서 거둔 성과라 더 의미 있는 것은 바로 이런 지점이다.
방탄소년단의 세계 공략에 주요한 역할을 한 것은 SNS 활용과 국내와 해외를 동시에 공략했다는 점이다. 방탄소년단은 데뷔 때부터 SNS와 유튜브 등을 활용하면서 세계 팬들과 자연스럽게, 실시간으로 소통할 수 있는 전략을 활용해왔다. 그러면서 현지화가 아닌 국내와 동일하게 세계 공략에 나섰고, 함께 성장하는 의미에서 초반부터 해외 공연에도 많은 투자를 해왔다. 결국 불리한 환경을 뚫고도 기록적인 행보를 이어갈 수 있을 정도의 팬덤을 확보하는 중요한 역할을 하게 된 것.
시대적 흐름에 맞춘 마케팅 방식이었다. 방탄소년단은 인기에 비해 TV 예능프로그램에 자주 출연하는 팀이 아니다. TV에서는 음악방송 무대에 집중했고, 대신 SNS를 적극적으로 이용하면서 자체 채널에서 동영상 서비스를 제공했다. 전 세계 팬들이 이용할 수 있는 자체 채널을 활용해 방탄소년단의 다양한 모습을 공유하며 국내외 시장을 동일 선상에 놓은 것은 이들이 성장할 수 있었던 키포인트였다.
이는 특히 서구의 K팝 팬덤이 대부분 K팝에 대한 마니아적 성향이 강하고, SNS를 통해 정보를 접하는 것을 염두에 둔 전략이었다. 처음부터 눈에 확 드러나는 것은 아니었지만, 어느 순간 성장세가 눈에 확 띈 이유다.
음악적으로도 세계화를 위한 방탄소녀단의 방향성을 엿볼 수 있다. 힙합을 기반으로 한 방탄소년단의 음악은 서구에서도 접근성이 좋다. 해외에서 본격적으로 반응을 이끌어냈던 곡은 '쩔어'부터였고, 이번 신곡 '피 땀 눈물' 역시 미국에서 유행하는 비트와 사운드를 적극적으로 수용하며 세계 시장에 나설 수 있었다. 안전함보다는 새로운 모험을 택한, 트렌드를 읽고 그에 맞는 똑똑한 전략을 이용한 성과다. /seon@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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