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시 그레이지(grace+crazy) 그레이스답다.
Mnet 래퍼서바이벌 ‘언프리티 랩스타3’에 출연했던 그레이스가 종영한 지 채 한 달이 되기 전 싱글 앨범을 발표했다. 흥미로운 점은 서바이벌 프로그램에서 이미 대중적인 사랑을 받았던, 어떻게 보면 검증이 다 된 예측 가능한 스타일을 보여주지 않았다는 것이다.
그레이스는 26일 자정(27일 0시) 두 번째 싱글앨범 ‘Trick or treat’를 국내 주요 음원사이트를 통해 공개했다. 기존에 있던 틀을 벗어나 래퍼로서 노래와 랩 모두 가능한 그녀. 그 어느 때보다도 곡 작업에 적극적으로 참여하였으며, 중독성 있게 반복되는 후렴구가 노래를 더욱 신나게 만든다.
10월 31일 할로윈에 맞춰 발표한 곡인 만큼 돕하지만 아름답고, 다크하지만 섹시한 그레이스만의 독특한 매력이 극대화됐다.
‘Trick or treat’는 할로윈 데이에 아이들이 집을 돌아다니며 하는 말인 “사탕을 안주면 장난칠 거예요‘라는 뜻이지만, 그레이스는 남자들의 마음에 문을 두드리며 마음을 안주면 장난치겠다는 의미로 풀어냈다. 남자들을 홀리고 다니며 마음을 훔치는 나쁜 말괄량이 여자로 둔갑한 것.
묵직하고 투박하지만 간결하고 심플한 신스 베이스와 808 snare의 조화로 미니멀하지만 베이스풀한 사운드, 한층 더 성숙한 그래이스의 목소리를 느낄 수 있다.
귓가를 자극하는 이유는 그레이스의 독특한 보이스일 것이다. ‘그레이지 그레이스’라는 말에서도 유추 가능하지만 그녀를 애기할 때 빼놓을 수 없는 것이 바로 목소리다. 흔히 생각하는 랩의 잣대를 기준으로 천편일률적인 래퍼들이 넘쳐나던 프로그램에서 개성 넘치는 보이스를 소유하고 있는 그녀의 발견은 극적인 순간이었다.
신곡은 ‘언프리티 랩스타’ 종료 후 내놓은 첫 곡이라는 점에서 자신의 진정한 개성을 보여주겠다는 의도가 보인다. 큰 욕심을 내지 않아서 더 깔끔하게 들리고, 매력적인 음색으로 읊조리는 랩이 그레이스를 잘 드러난다. 이번 노래는 전체적으로 어울리는 옷을 입는 듯 자연스럽다. 그래서 지속적으로 감상하기에도 무리가 없다.
그녀가 마이너한 감성을 가지고도 대중적인 포커스를 이끌어내는 이유로 ‘언프리티 랩스타’라는 배경을 무시할 순 없겠지만 무엇보다도 가장 큰 지분은 그녀가 가진 매력적인 목소리에 있다./ purplish@osen.co.kr
[사진] 그레이스 소속사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