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 김성현 인턴기자] ‘공항 가는 길’ 김하늘이 프로급 감정 강약 조절로 극의 몰입도를 높이고 있다. 배신한 친구와 남편을 떠나 새로운 삶을 살기 위해 내려간 제주도 적응기, 우연한 서도우(이상윤 분)와의 공항 만남 장면에서 감정 강도를 쥐었다 폈다 하며 감정 표현 끝판왕을 보였다.
KBS2 수목드라마 ‘공항 가는 길’에서 최수아(김하늘 분)은 모든 것을 내려놓고 제주도로 내려갔다. 잘 다니던 항공사에는 사표를 제출했고, 서도우와의 관계를 정리하기 위해 휴대폰 번호도 바꿨다. 남편 최진석(신성록 분)과 시어머니 김영숙(이영란 분)에게는 딸 박효은(김환희 분)을 국제학교에 전학시켰다고 거짓말을 했고 지금은 박효은과 함께 소박한 제주도 삶을 살려하고 있다.
제주도로 내려간 최수아는 박진석과 형식적인 통화를 나눴다. 가장 친한 친구와 지저분한 관계를 유지해왔던 남편에게 버럭 화를 낼 법도 한 데 “내려와서 같이 살자”고 제안할 정도로 차분한 면모를 보였다. 시어머니에게는 매일 전화해 안부를 묻고 용돈까지 보내는 다정한 며느리 역할도 했다.
새롭게 일을 시작한 공항에서는 베테랑 승무원으로 변했다. 현재 자신의 상황이 어떻든 승무원의 역할에만 충실했다. 공항 카트를 뽑는데 어려움을 겪는 승객을 발 벗고 돕기도 했다.
제주도에서도 최수아는 서도우를 매우 그리워했다. 하지만 수신인을 자기로 해놓고 문자를 보낼 만큼 감정을 억제해 보는 이를 안타깝게 했다. 그러나 온 우주가 엮는 운명은 이 둘을 또다시 엮었다. 공항에서 우연히 서도우를 만나자 참았던 감정은 폭발했다.
서도우를 멍하니 쳐다보던 최수아는 그 자리에서 도망쳤다. 그리고 “헛것을 본 것 같다. 그럴 리가 없다”고 혼잣말하며 떨리는 마음을 감추지 못했다. 결국 다시 자신을 찾아온 서도우를 보자 눈물을 터뜨리고 말았다. 부들부들 떨리는 목소리로 “진짜 서도우?”를 외쳤을 때는 가히 폭발적이었다.
김하늘은 다양하고 복잡한 최수아의 감정을 미친 연기력으로 표현하고 있다. 보는 이의 마음을 꽉 쥐었다 느슨하게 풀었다하는 그의 미친 연기는 드라마 ‘공항 가는 길’을 영화 ‘공항 가는 길’로 착각하게 한다. / coz306@osen.co.kr
[사진] KBS2, 공항 가는 길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