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까지 햇살이 비추던 하늘은 오후가 되자 회색빛을 띠었다. 야속한 하늘도 남겨진 자들의 슬픔을 아는 듯했다.
신해철의 추모식장에는 ‘일상으로의 초대’ ‘민물 장어의 꿈’ ‘날아라 병아리’ 등이 그간의 히트곡들이 잔잔하게 울려퍼졌다. 마치 생전 그의 노래를 들은 것처럼 곳곳에서 눈물을 훔치는 팬들도 보였다. 고인에 대한 그리움과 추억의 순간들을 떠올랐기 때문일 터다. ‘비운의 마왕’ 故 신해철이 갑작스럽게 우리 곁을 떠난 이후 어느덧 2년이라는 시간이 흘렀다.
사망 2주기를 맞은 27일 오후 2시부터 경기도 안성 유토피아 추모관에서 팬클럽 철기군과 신해철을 사랑하는 사람들이 주관하는 추모식 ‘Here I stand for you’가 진행됐다. 한 시간여 전부터 추모관을 찾은 팬들도 있었으나, 추모식 시간이 다가오자 점점 더 많은 사람들의 발걸음이 이어졌다.
이날 추모식은 퍼플 리본 달기와 신해철의 그리움 갤러리 등 식전행사를 시작으로 아내와 딸과 아들이 참석하는 기제사 예식, 헌화식, 자유참배 순으로 진행됐다. 추모식에 참여한 모든 사람들의 가슴에는 보라색 리본이 달려있었다.
올해로 두 번째를 맞는 고인의 추모 행사는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유가족 및 동료 지인들, 팬클럽 등 모두가 함께한 자리였다. 영결식 때처럼 오열, 흐느낌, 울음소리가 새어나오진 않았지만 모두의 표정은 어두웠다.
지난 2014년 장 협착증 수술을 받은 뒤 20일 만에 생을 마감한 故신 해철. 가수이면서 시대의 논객으로 남다른 행보를 걸었기 때문에 세상을 떠나고도 고인의 음악과 애정 어린 독설은 곳곳에서 회자되고 있다./ purplish@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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