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굿바이 이젠 아픔 없는 곳에서 하늘을 날고 있을까. 굿바이 얄리 너의 조그만 무덤가엔 올해도 꽃은 피는지 눈물이 마를 무렵 희미하게 알 수 있었지. 나 역시 세상에 머무르는 건 영원할 수 없다는 것을.(신해철)”
그룹 넥스트가 1994년 5월 발표한 명곡 ‘날아라 병아리’의 가사다. 고인이 떠난 지 어느덧 2년이라는 세월이 흘렀다. 이제는 더 이상 그의 노랫소리도, 그의 독설도 들을 수 없다. 하지만 그가 대중 음악계에 남긴 유산은 희망과 명곡들이다.
또 팬클럽 ‘철기군’의 사랑도 여전히 뜨겁다. 많은 사람들이 그를 잊지 못하는 이유는 진실을 말하기 어려운 시대에도 가감 없이 자신의 속내를 털어놓던 올곧은 태도 때문일 것이다.
27일 오후 2시 신해철의 사망 2주기를 맞아 경기도 안성 유토피아 추모관에서 팬클럽 철기군과 유가족, 동료 연예인, 150여 명의 팬들이 모인 가운데 ‘히어 아이 스탠드 포 유(Here I stand for you)’ 봉안식이 진행됐다. 추모식장을 가득 채운 사람들 때문에 사후 2년이 지났어도 그의 이른 죽음에 대한 안타까움이 여전함을 입증했다.
고인의 2주기 추모행사는 추모관 이상주 상무가 이끌었다. 신해철의 아내 윤원희 씨와 딸, 아들은 특별한 말을 하진 않았지만 2주기 추모식을 찾아준 팬과 지인들에게 감사의 인사를 전했다.
이 상무는 헌화식에서 안타까운 마음을 전했다. 평화동산에 모인 팬들은 고인에게 가벼운 목례로 예를 갖췄다. 이어 헌화식이 이어졌다. 이날 현장에는 생전 신해철과 친했던 가수들이 참석해 고인을 그리워했다.
고인이 잠든 안치단에는 ‘히어 아이 스탠드 포유(Here I stand for you)’의 가사가 깊게 새겨져 있다. 눈동자 그림은 ‘우리를 보고 지켜줬으면 좋겠다’는 두 아이들의 소망을 담아 설계됐다고 한다. 유족들의 바람과 메시지가 담긴 안치단은 고인이 영면을 취하기에 부족함이 없어 보였다.
올해로 어느덧 두 번째를 맞는 이번 추모 행사는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유가족 및 동료 지인들, 팬클럽 등이 함께하며 고인을 잊지 않고 애도하며 기억하는 시간을 가졌다. 그와 직접적인 관련이 없는 사람일지라도 생전 그의 따뜻함을 느낀 적이 많았을 터다. 넥스트의 노래 ‘Hope’는 특히나 우리에게 여운을 남긴다.
신해철이 우리에게 남긴 유산은 희망이다. 지친 사람들에게 늘 따뜻한 음악으로 위안을 안겼다. 고인에 대한 그리움은 당연하다.
앞서 지난 25일 검찰은 결심공판에서 고인의 사망 열흘 전에 위장 수술을 집도했던 의사의 부주의가 증명된다며 징역 2년을 구형했다./ purplish@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