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은 고인이 된 가수 신해철이 우리에게 남긴 것은 희망이 아닐까. 지친 사람들에게 늘 따뜻한 음악과 말로 위로를 안겼다. 자신의 가치관을 유지하며 묵묵히 걸어왔다. 더 이상 그를 볼 순 없지만 우리 곁에 살아있는 것 같은 느낌은 지울 수 없다. 세상을 떠난 지 2년이 흘러도 고인을 그리워하는 사람들은 여전히 많았다.
27일 오후 경기도 안성 유토피아 추모관에서 유가족들과 신해철의 팬클럽 철기군, 살아생전 그를 사랑했던 사람들이 주관한 추모식 ‘Here I stand for you’가 진행됐다. 추모식 한 시간 전부터 추모식을 찾은 이들도 있었으나, 기제사 예식 시간이 성큼 다가오자 더 많은 사람들의 발걸음이 이어졌다.
신해철의 추모식장에는 ‘날아라 병아리’ ‘민물 장어의 꿈’ 등 그간의 히트곡들이 울려 퍼졌다. 마치 그의 무대를 보고 있는 것처럼 여전히 생생했는데, 고인에 대한 그리움 탓에 손수건으로 눈물을 훔치는 사람들도 보였다.
추모관 로비에는 신해철의 생전 모습이 담긴 사진을 세워놓은 ‘신해철의 그리움 갤러리’가 전시돼있었고, 기제사 예식장 안에는 故노무현 전 대통령의 부인 권양숙 여사가 보낸 화환도 있었다.
이날 고인의 2주기 행사는 유토피아 추모관 이상주 상무가 이끌었다. 퍼플 리본 달기와 신해철의 그리움 갤러리, 기제사 예식, 헌화식, 자유참배 순서로 이어졌다. 신해철의 딸과 아들들은 눈물을 보이진 않았지만 슬픈 표정으로 아버지의 영정사진을 마주했다.
엄숙한 분위기 속에 조용히 마무리되는 듯했지만 아내 윤원희 씨는 결국 기제사 말미에 눈물을 터뜨리고 말았다. 아이들은 엄마의 손을 붙잡았다. 이어 평화동산에서 진행된 헌화식에서 팬들은 4~5명씩 짝지어 신해철에게 국화꽃 한 송이를 건네며 안녕을 빌었다.
고인이 잠든 안치단에는 ‘히어 아이 스탠드 포유(Here I stand for you)’의 가사가 깊게 새겨져 있다. 눈동자 그림은 ‘우리를 보고 지켜줬으면 좋겠다’는 딸의 소망을 담아 설계됐다.
2주기를 맞이한 이번 추모 행사는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유가족 및 지인들, 팬클럽 등이 함께한 시간이었다. 여전히 고인에 대한 기억들을 잊지 않고 애도하며 위로했다. 넥스트의 노래 ‘Hope’가 남긴 여운, 신해철이 부른 ‘슬픈 얼굴 하지 말아요’는 특히나 우리에게 여운을 남긴다./ purplish@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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